중국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중국 출시 후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는 경우 때문이다. 높은 진출 장벽과 변동성이 높아 까다롭지만, 국내 게임사의 중국 진출을 여전히 활발하다. 이 가운데 의외의 복병으로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하나의 중국’ 논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대만을 국가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 중국과 대만의 입장차가 극명해서다. 하나의 중국이란 중국 대륙과 대만, 홍콩 등을 모두 중국 영토로 보고 이중 중국만을 합법 정부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게임사 역시 얼마 전 라이브 방송에서 대만과 홍콩을 ‘국가’로 표시했다 중국 이용자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후 해당 게임사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하나의 중국을 존중하는 입장과 달리 잘못된 표기가 나간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잘못 표기된 부분을 확인 후 즉시 수정조치 취했다”고 입장문을 올렸다. 이번에는 대만 이용자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의 중국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 구단 젠지e스포츠(젠지) 역시 한 홍보물에서 대만을 ‘국가’로 표현했다가 중국인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젠지는 공식 SNS에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무결성을 단호히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올렸다. 아놀드 허 젠지 최고경영자(CEO)도 “정치적 단어 및 ‘영토의 무결성’이라는 잘못된 단어 사용을 인정하고 철회한다”고 거듭 밝혔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 역시 전략적인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지금이 과도기”라며 “중국 이용자들이 개방적인 분위기로 바뀌어가고 있지만,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시장 규모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대만은 온라인 게임 초창기부터 국내 게임사들이 비즈니스 모델(BM)을 만들 때도 상당한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사전에 면밀하게 검토하고 균형을 잘 잡아갈 필요가 있다”고 김 교수는 제안했다.
실제로 대만은 근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시장이다. 업계에서는 대만 이용자가 국내 이용자와 비슷한 성향이며 과금에 거부감이 적고 구매력이 높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선호하는 게임 장르 역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서브컬처 장르로 국내 게임사로서는 노하우를 살려 공략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만은 지난해 2021년과 비교해 5.6%p 크게 상승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그렇다고 중국을 소홀히 하기도 어렵다. 수출 1위 국가라는 점은 여전하며, ‘깜짝 실적’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5월 넥슨이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진출 한 달 동안 올린 매출이 한국 시장에서 약 2년 동안의 매출을 넘어섰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런칭 이후 중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국내 게임사의 중국 공략이 활발할 예정이다. 펄어비스는 지난 22일 중국 지역에 오픈베타테스트(OBT)를 시작했다. 엔씨소프트와 위메이드는 각각 ‘블레이드앤소울2’와 ‘미르M’을 연내 출시 목표로 준비 중이다. 최근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와 엔씨소프트 ‘리니지2M’에 외자 판호가 발급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화 개념 중 하나로 바라볼 수 있다”며 “대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건 맞다. 그렇지만 아직까진 차이가 상당하다보니 중국에 더 비중을 두고 신경을 쓸 수밖에 없긴 해 어려운 문제”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