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돌아온 외인’ 효과에 훈풍…상승세 이어갈까

삼성전자, ‘돌아온 외인’ 효과에 훈풍…상승세 이어갈까

삼성전자, 2거래일 연속 주가 ‘강세’
외국인 33거래일만 순매수 전환, 2거래일 연속 ‘사자’ 행렬

기사승인 2024-10-30 06:00:07
쿠키뉴스DB

극도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삼성전자 주가가 모처럼 상승세를 선보이고 있다. 다만 이같은 훈풍이 지속될지 여부는 미지수인 상태다. 최근 상승세를 견인한 엔비디아발 호재가 조건부 승인에 불과해서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발표될 세부 실적 발표에서 주가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본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8% 오른 5만9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세는 기관과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매수세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4억원, 1022억원 규모로 삼성전자를 매수했다.

삼성전자 주가 반등은 지난 28일부터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28일 종가 기준 5만81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94% 급등했다. 당시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를 각각 92억원, 1556억원가량 순매수했다. 개인이 1683억원 순매도한 것과 비교하면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주가 상승을 견인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순매수세 전환을 주목한다. 외국인은 지난달 3일 삼성전자 주식을 약 4239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25일까지 33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해당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2조9394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의 투자 포지션 변경으로 연일 경신되던 순매도 행진은 마감됐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주가 상승과 외국인 순매수 전환에 대해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만한 큰 이슈는 없었다”며 “밸류에이션이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내려온 데 따른 저가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대해 냉랭했던 태도를 조금이나마 꺾었다”면서 “매수 폭이 크지 않았지만, 지난 9월초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거의 두 달 만의 변화였다. 기관 순매수 1위 종목도 삼성전자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연이은 강세에 환호성을 보내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들어온 것은 저가 대량 매집이다. 연말까지 차분히 8만원으로 원상 복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자는 “그동안 삼성전자를 꾸준히 외면하면서 주가 하락을 견인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번 주 들어 매수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 상승 기대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 투자심리에 변화를 준 요인은 엔비디아발 호재로 추정된다. 28일(현지시간) 대만 디지타임스는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의 새로운 AI 칩 ‘블랙웰’ 수요에 비해 탑재할 HBM 공급이 부족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기엔 아직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와 관련된 호재는 이전에도 있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가가 다시 떨어진 사례가 있어서다. 지난 8월7일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5세대 HBM인 HBM3E를 납품하기 위한 퀄테스트(품질 검증)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3% 상승한 7만470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과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사실상 부인하면서 다음날 주가는 곧바로 하락했다.

투자업계는 삼성전자의 3분기 확정 실적 발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실적 가이던스와 질의응답을 통해 선반영된 업황·실적에 대한 불확실성 및 투자자들의 불안심리 완화·해소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할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예정된 사업부문별 실적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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