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 보장 범위를 넓힌 ‘주요 치료비 비례보장특약’이 판매 중단됐다. 입원이나 진찰, 검사 등 자잘한 비급여 항목까지 보장받을 수 있어 소비자 사이 인기가 많았던 특약이다. 특히 판매 중단을 앞두고 인기가 많았던 만큼 절판 마케팅이 기승을 부린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4일 A보험사가 판매하는 비례형 암주요치료비와 2대 주요치료비(뇌혈관‧허혈성심장질환) 특약 판매가 중단됐다. 다음날 오후 11시 B보험사도 비례형 암주요치료비 특약을 판매 중단했다.
해당 특약은 모든 치료비에 대해 급여와 비급여 보장을 제공해 왔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원래 비급여 보장은 암 수술, 항암 방사선 같은 것만 대상으로 한다”면서 “그런데 이 경우에는 입원, 진찰, 검사 같은 것까지 모두 다 비급여로 보장했다”고 설명했다.
2대 주요치료비 특약도 수술, 혈전용해치료비, 중환자실 비용만 보장하는 기존 특약과 달리 모든 치료를 보장했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거의 실비(실손보험)처럼 보장해 줬다”고 말했다. 입원과 통원 등은 통상 주요질병 특약이 아닌 실손보험으로 보장받는 항목이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상품이 단종된 배경이 과도한 보상이라고 설명한다. A보험사 관계자는 “이 특약에 대해서 최대 금액으로 가입이 엄청나게 들어왔다. 당장 매출은 좋지만, 나중에 그만큼의 보험금을 지급하면 손해율 관리가 어렵다”면서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특약을 막은 것”이라고 밝혔다. 상품이 예상보다 많이 팔려 부담이 커지자 특약 판매를 중단했다는 것.
문제는 ‘곧 판매 중단되니 무조건 가입하라’는 절판 마케팅이다. 판매 중단 전날까지 유튜브와 블로그 등에는 “아직 가입을 안 했다면 미리미리 가입을 하라”는 설계사들의 홍보가 이어졌다. 한 보험설계사는 “보험사에서 어젯밤에 전화가 와서 판매가 중단된다고 하더라”면서 “지금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보험설계사도 “시간이 없기 때문에 빠르게 설명하겠다”며 분위기를 돋궜다. 일부 고객들은 “일단 가입하는 게 좋겠다”면서 가입을 서둘렀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의 절판 마케팅에 부응해 보험에 가입할 경우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금감원은 지난 3월 보험사가 단기간 한정 판매 등 절판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전개한다며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보험 가입시 꼼꼼한 비교를 강조하며 급하게 가입한 상품이 소비자의 기대와 다를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판매 중단을 아쉬워하는 고객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상품에 비해서 보장 범위가 넓어 불티나게 팔렸다”면서 “판매가 중단돼 (아쉽다는) 말들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뒤늦게 알았다는 한 고객은 “고객한테 좋은 것만 다 없애는 것 같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