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보수 원로’ 윤여준과 오찬…대선 대비한 ‘중도 확장’ 목적?

이재명, ‘보수 원로’ 윤여준과 오찬…대선 대비한 ‘중도 확장’ 목적?

이재명, 윤여준에게 먼저 연락해 만남 이뤄져
지난달엔 ‘보수 인사’ 이상돈·김종인과 연달아 면담
윤여준 “尹, 신뢰도 낮은데 신경도 안 써…李 역할 커”
‘민생’ 중요성 공감대…한동훈에 2차 대표회담 촉구하기도

기사승인 2024-10-30 19:15:1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수 진영 책사로 꼽히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만나 정국 현안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에도 이상돈 전 의원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면서 ‘중도 확장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 전 장관과 100분 동안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오찬은 이 대표 측에서 먼저 윤 전 장관에 정국 현안에 대한 고견을 듣기 위해 만남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배석자는 없었다. 

윤 전 장관은 보수 정권인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과 환경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참모로 활동하는 등 보수 진영의 책사로도 불린다. 윤 전 장관은 2012년 대선에서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선대위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해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경제 상황 등 현재 여러 가지 상황이 안 좋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라 사회 원로 같은 어르신의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윤 전 장관의 의견을 구했다.

윤 전 장관은 현 정국에 대해 “국제 정세나 국내 상황이 점점 더 복잡하고 힘들어지는 것 같다”며 “국민적 역량을 다 모아도 쉽게 지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 대통령이 저렇게 국민 신뢰도가 낮으니, 국정 최고 책임자가 저러면 무슨 정책을 펴도 효과가 안 난다”며 “윤 대통령은 뭐니 뭐니 해도 국민적 지지도 높이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다. 배포가 큰 양반이라 그런지 그런 부분을 신경 안 쓰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윤 전 장관은 “민생이 국정의 기본이다. 이 대표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장관의 우려에 “저희도 국가가 워낙 불안정해지니 국민들 삶에도 악영향이 너무 크다. 정국이나 국정 운영이 안정되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1일 보수 원로로 꼽히는 이상돈 전 의원을 만났다. 12일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국정 현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 대표가 연일 보수 원로를 만나는 것은 보수 접촉면을 넓혀 중도층 외연 확장에 나서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 당시에도 ‘보수 원로’ 이 전 의원, 김 전 비대위원장, 윤 전 장관을 만난 바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의 행보를 두고 “합리적 보수라고 칭해지는 어른들을 연쇄적으로 만남으로써 중도층을 공략한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2차 여야 대표 회담 개최를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다. 또 국민들이 서로 적대적으로 가는 상황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럴 때일수록 만나야 한다. 문제들을 드러내 놓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 한 대표께서 어렵겠지만 자주 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대표가 이날 비공개 오찬에서 윤 전 장관과 민생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알려진 만큼, 한 대표에게 민생 문제에 대해 논의하자고 거듭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찬 이후 진행된 소상공인 간담회 자리에서 “조금 전에 윤 전 장관하고 점심을 같이 했는데, 역시 그분도 제일 큰 걱정이 경제 문제, 민생 문제더라”라고 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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