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인정기보험을 판매하면서 보험설계사 자격이 없는 중소기업 CEO 자녀에게 모집 수수료를 지급한 보험대리점(GA)이 적발됐다. 한 사람당 지급한 수수료는 4000만원에 달했다.
경영인정기보험이란 중소기업 경영진이 갑자기 회사를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에 대비한 보장성 상품이다.
31일 금융감독원은 550건의 경영인정기보험을 판매하면서 보험설계사 자격이 없는 179명에게 72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한 4개 보험대리점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모 보험대리점은 중소기업 CEO에 자녀를 설계사로 등록하고 이 상품에 가입하면 거액의 수수료를 주겠다며 보험 계약을 유도했다. 하지만 여러 시도에도 CEO의 자녀가 설계사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자 자격이 없는 자녀에게 수수료를 지급했다.
금감원은 4개 대리점이 부당하게 수수료를 지급하고 특별이익을 제공하며 보험 체결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대리점은 과태료와 기관 경고 및 주의를, 해당 설계사는 과태료와 업무정지 조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리점 임직원도 대표이사 문책 경고 등을 받을 예정이다.
또다른 보험대리점에서는 59건의 보험계약을 모집하며 중소기업에 직접 돈을 주거나 6억원 상당의 노무, 세무, 특허 용역비용 등을 대신 지급했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공동근로복지기금 설립과 결산 관련 노무‧세무 비용, 미처분이익잉여금 처리를 위한 세무비용, 특허 출원 비용 등을 여러 차례 대신 내 준 것이다.
해당 보험대리점은 등록취소 또는 업무정지, 임직원은 대표이사 해임권고나 직무정지 조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선 4개 보험대리점과 같이 이 대리점의 구체적인 제재 수준은 제재심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경영인정기보험은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가입하면 절세 혜택을 볼 수 없다. 하지만 보험대리점 보험설계사들은 보험료의 비용인정이 가능하다는 말로 가입을 유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사업자는 법인으로 전환하더라도 이전 납입분을 비용처리할 수 없다. 금감원은 “보장성 보험이기 때문에 목돈 마련 효과도 없다”며 사실과 다른 영업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부당하게 수수료를 지급하거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금품을 제공하는 위법행위를 최대 수준으로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또, 보험설계사가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상품을 판매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개인대상 판매를 제한하고 설명자료를 개선하도록 보험대리점 내부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