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손 들며 경고한 문체부 “배드민턴협회, 자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안세영 손 들며 경고한 문체부 “배드민턴협회, 자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 페이백 의혹·직장 내 괴롭힘 사실로 밝혀져
문체부 “김 회장, 해임해야…이번에도 잘못 고치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
“국가대표 지원 강화·불합리한 제도 개선”

기사승인 2024-10-31 14:50:08
눈물을 흘리는 안세영.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가 안세영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면서, 배드민턴협회를 향해 의미심장한 경고를 날렸다.

배드민턴협회 사무검사 및 보조사업 점검 조사단장을 맡은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은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최종 브리핑 때 “협회의 보조금법 위반 행위·횡령 배임 의혹에 대해 지난 29일 송파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면서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회장은 해임을 요구했다. 사무처장은 중징계할 것을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말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중간 발표에서 김택규 회장의 후원 물품 횡령·배임 등 ‘페이백’ 의혹에 대해 횡령·배임죄 적용 가능성을 언급했던 문체부는 사실 확인 후 곧바로 수사 의뢰를 했다.

문체부는 협회가 운영하는 승강제 리그와 청소년 클럽 리그에서 보조금법 위반 사항이 다수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이 국장은 “2020년, 2023년, 2024년에 승강제 리그 물품 지원에 26억1000만원을 확인했다. 페이백 문제는 2023년, 2024년에 한해서 2억7000만원을 부정 수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모두 200%~300%로 즉시 환수받을 예정이고, 선수들에게 미지급한 상금도 모두 받을 계획”이라 강조했다.

김 회장이 폭언을 일삼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는 것도 사실로 드러났다. 이 국장은 “협회 직원 18명 중 17명이 회장의 폭언과 과도한 의전 요구, 운전 수행 강요 등의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노무법인 조사 결과 이 사안에 대해 관계 기관에 정식 신고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문체부 조사에 불응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한 이 국장은 “협회가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번에도 고치지 않으면, 자정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협회 모든 임원을 해임하는 관리단체 지정, 선수 지원 외 다른 예산의 지원 중단 등 특단의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 연합뉴스

배드민턴협회를 때린 문체부는 안세영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 대표팀 운영 문제, 국제대회 출전 제한 및 선발 방식, 연봉 체계, 후원사 노출 등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제한이 있던 부상 치료·재활 등에 있어, 선수들의 자율권을 부여한다. 또 주말과 공휴일에 외출이 가능하게 한다고 밝혔다. 청소와 빨래 등 부조리한 관습도 없애는 방향성으로 규정을 개선할 방침이다. 단식·복식 맞춤형 훈련을 위한 지도자도 추가 배치한다. 선수들의 개인 트레이너도 훈련에 함께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뀐다.

후원사 노출 문제에 대해 이 국장은 “선수들이 개인 후원사의 로고를 유니폼에 노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 경기력과 연관된 장비나 용품에 대한 선택권을 보장한다. 복식 선발 시 평가위원 평가점수를 폐지하고, 세계 랭킹 상위 32위까지의 선수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면제하는 방식으로 선발 체계를 공정하게 개선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국장은 “국가대표 지원 강화, 불합리한 제도 개선은 누가 봐도 당연한 것들이다. 이제야 개선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면서 “다른 종목 선수들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건의해달라. 살펴보고 개선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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