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트럼프 맞닥뜨린 K-뷰티는 긴장 중

“관세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트럼프 맞닥뜨린 K-뷰티는 긴장 중

3분기 호조 보인 아모레퍼시픽, 미주 매출 108% 증가
현지 공장 둔 콜마·코스맥스에겐 오히려 기회 될 수도

기사승인 2024-11-12 06:00:09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진행된 ‘KCON LA 2024’ 올리브영 부스에 방문객들이 몰려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올리브영

관세 인상을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뷰티업계도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현지 생산공장 등을 갖춘 ODM 업체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평균 3%대인 관세율을 10%까지 끌어올리는 ‘보편적 기본관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관세는 제가 들어본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도 표현했다.

최근 K-뷰티는 인디브랜드 등을 등에 업고 미국 수출길에 오르고 있다. 자국중심주의 소비 바람이 부는 중국보다 미국 쪽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48억2000만달러(한화 약 6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중국 수출액은 14.1% 감소했고, 미국 수출액은 61.1% 증가해 8억7000만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를 기록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국내 뷰티 3대장으로 불리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중 유일하게 호실적을 쓴 곳도 북미 수출에 집중한 아모레퍼시픽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977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52억원으로 278%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미주 매출이 108% 증가하고 유럽·중동·아프리카(EMEA)에서 339% 매출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현지에서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화장품 업계에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큰 장점인 ‘K-뷰티 화장품’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미국 수출에 힘을 주는 것으로 노선을 변경한 곳들이 많다”며 “소비재에까지 관세를 엄하게 부과할까 싶긴 하지만, 만약 (관세 부과가) 심해진다면 그에 맞는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보유한 ODM(제조사 개발 생산)·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업체인 한국콜마나 코스맥스는 오히려 기회라는 해석도 나온다. 올 3분기 한국콜마는 미국 법인이 약 55% 성장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맥스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현지 미국 공장에서 생산의뢰를 할 수 있고, 사실상 수출 관세는 고객사에서 부담하는 비용이기 때문에 영향이 덜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콜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제1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듬해 제2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코스맥스 공장은 미국 뉴저지에 위치해 있다.

ODM업계 관계자는 “보호무역이 시행되면 제조업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겠지만 소비재인 화장품에는 관세 영향은 다소 적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북미지역에 생산시설을 갖춰 미국 현지 생산이 가능한 화장품 ODM 업체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 정책이 어떻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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