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한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이 많은 소액주주들의 믿음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고려아연은 13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날 오전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유상증자 철회 및 앞으로의 경영 방향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최 회장과 박기덕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최 회장은 “9월13일, 지금부터 60일 전부터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를 막아내기 위해서 고려아연은 그야말로 사투를 벌여오고 있다”면서 “처음부터 이 싸움은 오랜 기간 치밀하게 적대적인 기습공격을 준비했던 측과 순진하게 사업 성장만을 고심했던 회사의 싸움이었고, 기업사냥 전문가와 50년을 비철금속 제련에만 집중하며 외길에 쏟아 부은 한 회사의 싸움,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이사회는 우리의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 회사의 미래, 대한민국 기간산업의 보전을 위해서 MBK와 영풍이 절대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판단과 소신만을 가지고 오늘까지 기적적으로 그들의 기습공격을 방어해 왔고, 이는 우리 주주님들, 임직원 여러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지지가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유상증자를 선언하고 철회한) 지난 2주간의 시간동안 여러 기관투자자님들, 소액주주님들 등의 의견을 경청하고 다시 한 번 깨달은 것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주주분들께서 우리 고려아연의 미래를 걱정하시고 진심으로 위하신다는 사실”이라며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지만 지난 60일간의 외로운 싸움에 지치고 매몰돼 있는 저희가 잠시 간과하고 있었던 중요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와 고려아연은 신랄하고 엄중한 주주분들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오히려 희망과 자신감을 얻게 됐으며, 앞으로 다가올 임시주총 또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의 운명을 결정해 주실 분은 저도, 소위 말하는 회사의 우호 세력도 아니고, 영풍, MBK는 더더구나 아니다”라며 “고려아연의 운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시는 분, 고려아연의 캐스팅보트는 당사를 믿고 사랑하시는 수많은 주주님들”이라고 말했다. 또, “저와 고려아연은 다시 한 번 이 사명을 가슴 속에 새기고, 앞으로는 이를 절대로 잊지 않고, 시장의 목소리에 더더욱 귀 기울이며, 우리 주주님들을 섬기면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주주 중심의 정책을 위해 △사외이사의 의장직 수행을 통한 이사회 독립성 강화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 △소수 주주 다수결 제도(MOM, Majority of Minority Voting) 등 기관투자자·소액주주 경영 참여 강화 △분기배당 등 주주환원 강화 등 방안들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저희 고려아연은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주주와 투자자, 국민여러분들께 호소 드리고자 한다”면서 “MBK와 영풍이 적대적 M&A를 시작한 9월13일부터 지금까지 단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진실은 투기적 사모펀드 MBK와 실패한 환경파괴 기업인 영풍이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을 뺏으려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누가 뭐라 해도 국가기간산업으로 국가경제에 이바지해야 하며, 장기적인 관점과 안목, 성장성을 지키고, 우리나라 경제의 주춧돌로서 기여해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하실 것”이라며 “단기차익과 수익률 극대화로 인수 기업들을 망쳐온 투기적 사모펀드 MBK와, 최근 2개월 조업정지가 확정되는 등 실패한 환경파괴기업 영풍의 실체는 지난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이 쏟아낸 질타로 이 자리에 계신 기자 여러분과 국민께서 이미 소상히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은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이름 아래 3개 신성장 동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호주에서 중점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발전·개발 사업, 울산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로 건설 중인 비중국 세계 최대 규모의 니켈제련소 등 2차전지 소재사업,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구축하고 있는 재활용 금속의 확보 및 이를 통한 친환경 금속 생산 사업들로 구성돼 있다”며 “이러한 신성장 동력의 중심에는 지난 50년간 고려아연을 세계 1위 비철 제련회사로 만든 우리의 온산제련소와 기술력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저를 비롯한 현 경영진은 지난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비전을 가지고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꿈꾸어 왔고, 그동안 많은 노력과 준비를 했다”며 “이제 트로이카 드라이브가 현실화되고 열매가 맺어져서 고려아연 주주가치에 기여하는 날은 얼마 남지 않았으며, 이러한 미래 또한 여러분의 판단에 맡겨져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 회장은 “언제 그랬듯이 고려아연과 모든 임직원들은 주주님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고 의지한다”면서 “지난 60일간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고려아연을 긍휼히 여겨 주시고, 긴박한 가운데 때로는 한 가지 목표만을 집중하며 행동하는 저희가 보다 많은 것을 살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고, 한 번 무너지면 다시 세울 수 없는 고려아연과 대한민국 산업의 영혼을 위해 모든 주주와 국민께서 고려아연과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호소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