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비명(비이재명)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비명계가 속속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는 내달 1일 월례모임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 관계 국제 정세 전망'이란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초일회는 4·10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 한 박광온·박용진·송갑석·강병원·양기대·윤영찬·김철민·신동근 전 의원 등 전직 의원들로 구성됐다.
초일회 측은 "김 전 총리가 미 대선 현장을 직접 둘러본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관계와 국제정세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총리 측은 별도 공지를 통해 이번 특강에서 국내 정치 부분은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의 1심 판결과는 무관한 행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초일회는 내년 1월 모임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김동연 전 경기도지사를 초대하기 위해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와 김경수 전 지사, 김동연 지사는 비명계 대권 주자 '3총 3김'(김부겸·이낙연·정세균 전 총리와 김 전 지사·김 지사·김두관 전 의원)으로 묶인다.
김 지사는 지난 총선에서 낙천·낙선한 비명계 인사를 대거 경기도에 영입하며 세 결집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거론했으며, 지난 16일에는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했다.
김 전 총리는 최근 강연 등을 통해 당내 현안과 관련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현재 독일에 체류 중인 김 전 지사는 내년 초 귀국해 본인의 정치적 행로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4‧10 총선 이후 잠행을 이어오던 박용진 전 의원은 내년 1월 정계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전·현직 기초·광역의원 및 청년 정치인들과 내년 초 '정치와 미래 포럼'을 발족하고 공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88만 원 세대' 저자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가 정치와 미래 포럼 대표를 맡기로 했다.
이 대표의 오는 25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결과에 따라선 비명계의 광폭 행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명계에서도 선거법 1심 결과와 관련해선 이 대표를 일부 두둔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2개 재판에서 연달아 유죄가 나올 경우 이 대표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위증교사에서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하고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