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속 소아감염병 창궐 우려…“상시 대응체계 절실”

의료공백 속 소아감염병 창궐 우려…“상시 대응체계 절실”

기사승인 2025-01-15 20:04:05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제공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소아·청소년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15일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아감염병의 창궐을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 전략과 상시 대응 체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인플루엔자와 백일해 등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소아·청소년층에서 환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백일해 영아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2025년도 1주차(12월29일~1월4일) 인플루엔자 환자는 의원급 외래환자 1000명당 99.8명으로 2016년(86.2명)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했으며, 13~18세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백일해 입원환자는 851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77.5%가 7~19세로 파악됐다.

의료현장에선 올해 소아감염병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협회가 소아청소년병원 원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3명 중 38명(85%)은 지난해보다 올해 소아감염병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증가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감염병으로는 △메타뉴모바이러스(30%) △인플루엔자(13%)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및 마이코플라즈마(12%) 순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독감, 백일해, 마이코플라스마, RSV 등 각종 소아감염병의 창궐이 멈추지 않고 있어 이들을 치료하고 있는 소아청소년병원의 의료진은 매우 힘겨운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는 백일해로 인해 아동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당국은 여전히 무대책이 대책인 듯 2025년을 맞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올해 소아의료 체계는 지난해 발발한 소청과 전공의 사직과 지속된 소청과 기피 현상으로 더욱 심각해졌다"면서 “감염병 유행과 맞물려 소아의료 현장은 아비규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아 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확대·강화해 입원과 전원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시범사업은 소아·청소년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들의 상호 협력 진료 모형을 마련하고, 참여 의료기관에 지원금과 통합수가 등의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돼 오는 2026년 12월까지 약 2년4개월 동안 진행된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는 위중증 환자가 발생하면 의사의 개인 역량을 통해 알고 지내는 대학병원 교수에게 전화해서 환자를 보냈다”라며 “위중증 환자를 신속히 상급병원으로 보내 치료가 늦어지지 않도록 시범사업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환자들의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 발열클리닉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발열클리닉은 경증의 발열·호흡기 환자를 분산하기 위해 정부가 지정하는 의료기관으로, 지정 기간 동안 수가 가산 등의 보상이 적용된다.

최 회장은 “합병증 발생과 중증화를 막기 위해선 역량을 갖춘 발열클리닉에 대한 지원 기간을 연장하는 조처가 필요하다”면서 “발열클리닉 제도가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르는 국민이 많다. 발열클리닉을 활성화하기 위한 홍보가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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