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 활성화와 평화 상징 공간이라는 당초 목적은 사라졌고,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마저 끊기면서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화천군은 지난 2009년 4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평화의댐 상·하부 일원에 세계평화의 종공원을 조성했다.
이곳은 세계 각국에서 보내온 종과 전쟁의 아픔을 담은 유물, 평화를 염원하는 조형물 등을 전시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평화 관광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특히 하부 벨파크에는 세계 29개국에서 기증한 60여 개의 종과 6·25전쟁 당시 발굴된 유품, 세계 어린이들의 평화 메시지 등이 전시되며 상징성을 높였다.
상부에는 세계 분쟁지역에서 수거한 탄피를 녹여 만든 높이 4.7m, 폭 2.5m, 무게 37.5t 규모의 세계평화의 종이 설치돼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다.

2015년 한국수자원공사가 평화의댐 3단계 보강공사를 추진하면서 안전을 이유로 공원 출입이 제한됐고, 이후 관광객은 급감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시설은 정상 운영되지 못했고, 벨파크는 10년이 넘도록 사실상 방치 상태에 놓였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시설이 장기간 활용되지 못하면서 행정의 사후관리 부실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조성에는 수십억 원을 투자했지만 운영과 활용계획은 사실상 멈춰선 것이다.
문제는 피해가 단순히 시설 방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평화의댐을 찾던 관광객 감소는 숙박업과 음식점, 지역 상권 전반으로 이어졌고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주민들은 “수십억 원의 혈세를 들여 만든 시설을 10년 넘게 방치하는 것은 행정의 책임 방기”라며 활용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공공시설이 장기간 방치될 경우 유지관리 비용만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시설 가치도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단순 복구를 넘어 새로운 활용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평화·안보 교육과 국제교류, DMZ 생태관광, 청소년 평화캠프, 국제평화포럼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해 체류형 관광자원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화천은 국내 대표 접경지역이다.
세계평화의 종공원은 단순한 관광시설이 아니라 평화와 화해를 상징하는 국가적 자산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제 필요한 것은 방치의 시간을 끝내고, 시설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지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결단이다.
10년 넘게 멈춰선 평화의 종이 다시 울릴 수 있을지, 그 해답은 더 이상의 방치가 아닌 실질적인 활용 대책 마련에 달려 있다.
한윤식 기자 nssys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