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오후 3시 서울 강서구 우리은행 화곡동 시니어플러스 영업점. 창구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서류 작성법과 금융상품을 천천히, 쉬운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어머님, 빨간 동그라미를 ‘꾹’, ‘꾹’ 눌러주세요.” 쉬운 표현을 반복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20.3%로, 국민 5명 중 1명을 넘어섰다. 디지털 금융 확산 속에서도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면 점포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2년 12월 서울 성북구 ‘동소문 시니어플러스’를 시작으로 영등포구 ‘영등포 시니어플러스’, 강서구 ‘화곡동 시니어플러스’ 등 서울에 총 3곳의 시니어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세 점포 모두 상생금융이 화두였던 2022~2023년 사이 문을 열었다.
화곡동 시니어플러스 영업점에 들어서자 직원은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어떤 업무 보러 오셨습니까?”라며 큰 목소리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휴대전화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 고객에게는 몸을 숙여 우리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우리WON뱅킹’ 접속을 도왔다. 직원 옆으로 보이는 태블릿 화면에는 ‘어르신 고객 배려 창구’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창구에서는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의 차이, 서류 작성 방법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상담이 이어졌다. 체크카드 연체를 걱정하는 고객에게는 “체크카드는 통장에 있는 돈만큼만 결제된다”며 신용카드와의 차이를 차근차근 풀어 설명했다.
금융 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고객에게 같은 내용을 여러 차례 설명하면서 상담이 길어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직원들은 거듭된 질문에도 설명을 이어갔다.
고객들도 일반 영업점과의 차이를 체감하고 있었다. 우리은행을 20년째 이용하고 있는 83세 남성 고객은 “확실히 이 점포가 다른 곳보다 편하다”며 “업무도 빨리빨리 처리해주고, 특히 창구 직원이 설명을 귀에 쏙쏙 박히게 엄청 잘 해준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 여성 고객은 “은행 업무를 보러 온 김에 이야기도 나누는 것”이라며 “고객들이 앉아서 서로 대화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은행은 금융 업무를 처리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공간이 되고 있었다.
점포를 찾는 발걸음도 꾸준하다. 화곡동 시니어플러스 영업점에는 하루 평균 150명가량이 방문하며, 많을 때는 방문 고객이 211명에 달한다. 고객 대부분이 고령층이지만 별도의 연령 제한은 없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달러 환전을 마치고 나온 60세 남성 고객은 “시니어 특화점포인 줄은 모르고 왔다”면서도 “의자도 푹신하고 전체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영업점보다 덜 급한 분위기지만, 손님이 많지 않아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점포 관계자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점포이지만 기본적인 은행 업무는 일반 점포와 같다”며 “특별히 다르게 운영되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용 수요가 많은 서비스를 중심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시니어플러스는 수익 창출보다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한 영업점”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금융이 일상이 된 시대에도 “적금을 들러 왔다”며 은행 창구를 찾는 고령 고객들의 발걸음은 이어지고 있었다. 화곡동점은 고객과 직원의 대화가 끊이지 않는 공간이 된 반면, 영등포점은 일반 영업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같은 시니어 특화점포라도 지역과 이용 수요에 따라 역할과 분위기는 조금씩 달랐다.
김태은 기자 taeeu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