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4일 6690.62에 거래를 마감한 뒤 이날 종가 기준 5663.24로 3거래일 만에 15.35% 급락했다. 지난 1일부터 29일까지 코스피 하락분이 33.18%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3거래일의 급락이 약 한 달 동안 진행된 낙폭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것이다.
특히 28일과 29일 양 거래일에서 유가증권시장 서킷브레이커(1단계)가 연달아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락할 때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를 말한다.
유가증권시장 서킷브레이커는 도입 이래 15번 발동됐다. 올해 들어서는 9번이나 발동해 시장의 경종을 울렸다.
이날 서킷브레이커 발동 배경에는 그동안 코스피 상승을 주도해 온 반도체 대형주의 급락이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5.23%, 9.61% 떨어진 20만8500원, 14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8만원, 124만원대까지 추락했으나, 장 마감 시점에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도 각각 1219조원, 1023조원으로 축소됐다.
이같은 급락은 대내외적 리스크가 한꺼번에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쿠키뉴스에 “기본적으로 이란 전쟁 갈등 재점화에 따른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그에 따른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라는 탑 다운(Top-down) 리스크 환경 하에 알파벳 잉여현금흐름(FCF) 마이너스 전환, 엔비디아의 Open AI 순환 금융 논란 등이 겹치면서 인공지능(AI) 생태계의 수익 창출 능력에 대한 의구심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창신메모리(CMXT) 상장과 중국이 자체 개발한 DUV 이슈가 겹쳐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가시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확대됐다”라며 “상기의 이슈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다만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상승 작용을 일으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의 실적발표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낙폭이 더 확대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이날 개장 전 올해 2분기 영업이익 60조5426억원, 매출액 79조3187억원, 당기순이익 93조922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7.2%, 256.8%, 1242.5% 늘었다고 잠정 공시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SK하이닉스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높아진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와 장중 낙폭이 확대됐다”라며 “이에 따라 투자심리 위축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의 락바텀(최저점·Rock Bottom)이 6천피 부근에서 방어선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반도체가 시클리컬(경기 순환)임을 감안해도 어닝 레벨 증가와 주주가치 제고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 기준 지난해 이후 평균인 1.3~1.4배를 지수로 환산한 5800~6250포인트를 하단으로 제시했었다.
그러나 이날 폭락으로 코스피가 5600포인트까지 내려오면서 지수 하단에 대한 전망이 재정립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주가 하락에서 제시될 수 있는 바닥은 120일선(6700), 마디 지수(6000), 200일선(5700) 등이 있으나, 비이성적인 하락 과정에서는 의미가 없다”며 “추가 하락이 일어날 경우 지난 3월 이란 전쟁 과정에서 두 번 확인했던 5000선 초반 정도를 바닥으로 상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코스피 흐름에 대해서는 엇갈린 주장이 나온다.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과 상승 전환이 예상된다는 진단이 함께한다. 김 센터장은 “향후 시장의 단기 방향은 미국 빅테크 실적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등을 통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요 이벤트에서 AI 투자와 반도체 실적에 대한 신뢰가 확인될 경우, 투자심리 안정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수급 정상화 이전까지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최 센터장은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것이 코스피의 최대 약점이었으나, 이제 대만의 (수익률) 38%보다 낮아진 34% 상승에 그치고 있다”며 “추가 하락보다는 이번 주 후반 안정화 이후 상승 전환을 예상한다. 또 오는 3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강화 등을 계기로 시장 변동성도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