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군용 차량과 드론 방어 체계 개발을 비롯해 방산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군용 차량을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과 생산 역량을 다양한 군용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기아가 군용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부터 타스만 군용 지휘차를 국군 표준 지휘차로 투입했다. 타스만 군용 지휘차는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바탕으로 무전기와 등화관제 등 군용 사양을 추가한 차량이다.
기아의 소형전술차는 한국군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등에서도 운용되고 있다. 기아는 타스만 외에도 중·대형 표준차까지 특수차 제품군을 확대하며 해외 군용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KG모빌리티(KGM)는 특수·관용차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영 방산기업 핀다드와 렉스턴 KD 공급 확대 및 현지 공동 개발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직접적인 군용차 계약은 아니지만 현지 군수품 공급망을 보유한 방산기업과 협력 채널을 확보하면서 향후 특수·관용차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무쏘 스포츠와 렉스턴도 영국과 불가리아, 페루 등에서 관용차로 공급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세계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방산 공급망 및 생산 역량 확대를 위한 협력에 착수했다. 양사는 GM이 보유한 대량 생산 기술과 공급망을 활용해 범용 부품 공급과 방산 제품 생산 확대를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완성차 업체들이 방산에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자동차 사업만으로는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자리한다. 미국의 관세 부담이 본격화된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까지 거세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 압박도 커지고 있다.
국제 정세 변화도 이러한 움직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이후 군용 차량과 드론, 대공방어 장비 등의 수요가 늘면서 각국이 국방비와 군수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세계군비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은 전년보다 2.9% 증가한 2조8870억달러로 집계됐다. 세계 군사비는 11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성장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제조 기반을 활용할 수 있는 방산은 수익원을 다변화할 선택지가 될 수 있는 만큼 완성차 업체들이 이를 활용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완성차 업체의 방산 진출이 자동차 수요 변화와 경기 흐름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전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완성차 기업들이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외연을 넓히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방산 사업은 기업들이 이미 생산 기반과 공급망을 갖추고 있어 사업을 확장하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완성차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군용차 분야는 전체 방산시장 가운데 일부에 그친다”며 “여기에 개발과 시험·인증, 조달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