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태가 불거지자 비난의 화살은 기업 인수 과정에 활용된 차입매수(Leveraged Buyout, LBO)와 이를 주도한 사모펀드(PEF)로 향했다. 차입매수란 인수 대상 회사의 자산이나 향후 창출될 현금흐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매매대금을 치르는 금융기법이다.
비록 차입매수를 두고 단순히 금융기법이라 하더라도, 인수대상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차입 구조나 알짜 자산 매각을 통한 조기 투자금 회수 행태는 기업의 체력을 고갈시킨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내 법원에서는 인수대상 회사의 자산을 제3자인 인수인의 이익을 위해 무단으로 담보 제공한 경우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해 엄격히 처벌해 왔다.
다만 이번 대형마트 사안은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었다. 오히려 실무 참고서에 수록될 만큼 정교하게 구성된 거래였다. 이 정도 규모와 구조의 거래를 할 때에는 으레 정밀한 기업가치 평가와 치밀한 경영 시나리오 분석을 거쳐 설계되는 만큼, 이번 회생 신청을 두고 LBO 당시 예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을까. 문제의 본질은 금융기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이에 대한 경영상 대처 실패에 있는 것이 아닐까. 인터넷과 모바일 쇼핑의 급격한 발달로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구조적 침체에 직면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조사에 따르면 2010년대 중반 이후 전체 유통 매출 중 온라인 비중은 매년 급증하여 50%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으나, 대형마트를 포함한 오프라인 업태의 성장은 정체되거나 후퇴했다. 유통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마트가 창출하는 현금 흐름은 조달한 금융비용(이자)을 감당하기에 부족해졌을 것이다.
보유 부동산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려던 자금 조달 계획이 있었을 수 있으나, 때마침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었다. 여기에 회생 신청 전후의 사회적 소통과 리스크 관리가 미흡했던 점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원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경영 실패를 이유로 사모펀드 전체를 악마화하고 차입매수 기법 자체를 범죄시하는 시각은 위험하다. 차입매수의 본질은 개인이 주택을 구입할 때 해당 주택을 담보로 은행 대출(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값을 치르는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LBO는 담보물의 가치와 미래의 상환 능력을 기초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이다. 사모펀드 역시 시장경제 체제에서 자본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허용된 집합투자제도일 뿐이다.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사모펀드의 규제를 강화하거나 LBO 활용을 제한하는 법안들이 연이어 발의되고 있다. 하지만 경영상의 판단 미숙과 시장 환경 변화로 인한 실패를 금융기법 자체의 죄로 뒤집어씌워서는 곤란하다.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본시장의 발전과 기업 구조조정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금융기법이 시장 내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권태준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