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신경과 외래에서 부쩍 자주 듣는 질문이다. 최근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PET-CT 검사를 먼저 원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진료에서는 기억력 저하가 있다고 해서 처음부터 아밀로이드 PET-CT를 시행하지는 않는다. 치매 진단은 한 가지 검사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쳐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기억력 저하의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알츠하이머병뿐 아니라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같은 퇴행성 질환도 있고, 우울증, 수면장애, 갑상선 기능 이상, 비타민 B12 결핍, 약물 부작용처럼 치료 가능한 질환도 적지 않다. 따라서 정부의 치매 진료 적정성 권고에서도 첫 단계에서는 자세한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진찰, 인지기능 평가, 혈액검사, MRI 또는 CT를 통한 구조적 뇌질환 확인을 권장하고 있다.
진료실에서의 병력 청취는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를 의사가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특히 환자보다 가족의 설명이 더 중요한 경우도 많다. 기억력이 떨어진 환자 본인은 자신의 기억력이나 인지기능 변화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 반면, 함께 생활하는 가족은 기억력 저하나 성격 변화,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더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와 신경심리검사 결과를 종합하면 기억력 저하가 정상 노화인지, 경도인지장애인지, 치매인지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을 수 있다.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를 객관적으로 확인했다면 이후에는 구조적인 뇌병변 유무를 확인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는 MRI나 CT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졸중이나 정상압수두증, 뇌종양 같은 다른 원인을 확인할 수 있고, 해마 위축과 같은 알츠하이머병을 시사하는 소견도 평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혈관성 치매나 다른 퇴행성 질환이 더 의심되는 경우도 있으며, 이때는 진단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아밀로이드 PET-CT는 언제 시행할까?
아밀로이드 PET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하지만 아밀로이드가 있다고 해서 모두 치매인 것은 아니다. 증상이 없는 고령자에서도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으며, 반대로 기억력 저하의 원인이 다른 질환이라면 PET 결과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아밀로이드 PET은 모든 환자에게 시행하는 선별검사가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택적으로 시행하는 검사다. 특히 임상 증상과 신경심리검사, MRI 결과를 종합한 뒤에도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 젊은 나이에 발병한 경우,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 또는 항아밀로이드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에 그 가치가 가장 크다.
최근에는 혈액을 이용한 알츠하이머 바이오마커 검사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혈액검사는 비교적 간편하게 알츠하이머병 가능성을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아직은 임상 증상과 영상검사를 대신할 수는 없다. 필요에 따라 MRI, 혈액 바이오마커, 아밀로이드 PET을 서로 보완해 사용하는 방향으로 진료가 발전하고 있다.
결국 치매 진단은 ‘검사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검사를 올바른 순서로 시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의 치매 진료 적정성 연구에서도 단계적인 평가를 통해 치료 가능한 원인을 먼저 확인하고, 알츠하이머병이 의심될 때 바이오마커 검사를 적절히 활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기억력이 걱정된다면 처음부터 PET-CT를 예약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먼저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기억력 저하의 원인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효율적인 진단으로 가는 길이다. 아밀로이드 PET-CT는 그 과정에서 필요한 환자에게 가장 큰 가치를 발휘하는 검사다.
신준현 대한신경과의사회 정책부회장(신준현신경과의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