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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은 줄이고 R&D는 키우고”…글로벌 빅파마도 허리띠 졸라맸다

“조직은 줄이고 R&D는 키우고”…글로벌 빅파마도 허리띠 졸라맸다

제네릭 침투·중국 바이오 성장에 사업구조 단순화
노바티스·GSK, 비핵심 사업 분리…사노피는 R&D 생산성 재정비
비만·항암·면역질환 기술도입…M&A 경쟁 가열

승인 2026-07-31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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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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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들이 사업과 조직은 단순화하면서 연구개발(R&D)과 외부 혁신 투자는 확대하는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와 미국의 약가 인하 압력, 중국 바이오기업의 부상으로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장기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30일 글로벌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들의 구조조정은 연구조직을 일률적으로 줄이는 방식이 아니다. 제네릭(복제약) 등 핵심 의약품과 시너지가 낮은 사업을 분사하거나 매각하고, 판매관리비와 외부 조달 비용을 통제한다. 이렇게 확보한 재원은 항암제와 면역질환, 비만·대사질환, 희귀질환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의 임상 개발과 인수합병(M&A), 기술도입에 다시 투입한다.

노바티스가 안과 분야 기업 알콘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업체인 산도스를 떼어내 혁신의약품 회사로 재편하고,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가 소비자 헬스케어 사업을 헤일리온으로 분리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노피는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며 R&D 생산성과 의사결정 체계를 다시 점검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가 체질 개선을 서두르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특허 절벽’ 때문이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특허가 만료되면 짧은 기간에 매출이 급감한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KOBIA) ‘바이오시밀러의 지속가능성-유럽 시장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32년까지 바이오의약품 약 100개가 유럽에서 시장독점권(LoE)을 잃는다. 동시에 미국을 중심으로 약가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기존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매출 감소를 상쇄하는 전략도 어려워지고 있다.

R&D 자금이 가장 집중되는 분야는 항암제다. 최근 5년간 선급금 기준 글로벌 기술이전 상위 10건 가운데 6건이 항암제 관련 계약이었다. 단순히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과거 약물로 공략하기 어렵다고 여겨졌던 표적과 차세대 약물 전달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노바티스, 비핵심 사업 떼어내고 혁신 의약품만 남겼다

노바티스는 빅파마들 가운데 가장 선명하게 ‘작고 집중된 조직’을 만든 사례로 평가받는다. 회사는 안과·제네릭 사업을 과감하게 떼어내고 현재는 항암 등 혁신 분야에 자본과 인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을 취한 것은 매출 급감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핵심 심혈관 치료제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 제네릭 공세가 영향을 끼쳤다. 엔트레스토는 작년까지만 해도 노바티스 매출의 약 15%를 책임졌지만, 제네릭이 진입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 백혈병 치료제 ‘타시그나’(닐로티닙)와 혈액질환 치료제 ‘프로막타’(엘트롬보팍, 국내 출시명 레볼레이드) 매출도 각각 57%, 64% 줄었다.

노바티스는 비용 효율화도 강화하고 있다. 연간 약 100억달러에 달하는 외부 업체 지출을 중심으로 구매와 조달, 판매관리 비용을 재점검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 2분기에는 매출원가 부담이 커졌지만, 판매관리비 비중이 낮아지면서 수익성 하락을 방어했다.

이렇게 줄인 비용은 다시 R&D와 외부 기술 확보에 투입한다. 노바티스는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RLT)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등 새로운 모달리티(치료접근법)를 실제 상업화로 연결한 점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사노피, ‘듀피젠트’ 의존 낮추고 CEO 교체

사노피의 체질 개선은 R&D 조직의 규모보다 ‘생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두필루맙)가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미국 독점권이 이르면 2031년부터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듀피젠트의 예상 최대 매출은 약 200억유로로 제시됐지만, 이를 대체할 후속 파이프라인 확보가 중장기 과제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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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는 2025년 이후 후기 임상에서 잇따라 어려움을 겪었다. 다발성경화증 신약 후보물질 ‘톨레브루티닙’,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이테페키맙’의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후기 파이프라인에 대형 품목 후보가 많지 않은 만큼, 초기·중기 파이프라인을 성장시키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잇따른 임상 실패는 결국 지난 2월 최고경영자였던 폴 허드슨(Paul Hudson) CEO 교체로 이어졌다. 사노피는 그 자리에 독일 생명공학 기업 머크(Merck KGaA) 출신의 벨렌 가리호(Belén Garijo)전 CEO를 수장으로 앉혔다. 사노피는 탄탄한 현금흐름과 재무구조를 활용해 면역질환과 희귀질환 자산을 지속적으로 도입할 전망이다.

GSK도 호흡기와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백신이라는 기존 강점에 항암·면역질환을 더해 성장축을 다변화하고 있다. M&A 역시 항암 분야 강화에 초점을 뒀다. GSK가 50억달러에 인수한 테사로는 항암 사업 기반을 마련한 거래로 평가된다. 테사로는 항체 신약 ‘젬퍼리’(도스탈리맙)에 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 전환 플랫폼 하이브로자임을 접목하기로 해 주목받았다.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흥행에도 “후속 제제 준비”

‘위고비’(세마글루티드)를 앞세워 비만 치료제 시장 선두였던 노보노디스크도 기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제품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고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외부 기술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오히려 GLP-1 집중도가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조정 매출은 700억6000만덴마크크로네로 전년 동기보다 10.3% 감소했다. 주당순이익은 6.6크로네로 1.5% 증가했고 시장 예상치를 23.2% 웃돌았지만, 회사 전체로는 매출 역성장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경쟁 제품인 일라이 릴리의 비만약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는 이미 위고비 매출을 역전한 상태다. 노보노디스크 입장에선 차세대 파이프라인인 ‘카그리세마’ 등 후속 제품의 출시가 중요해졌다.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희귀 혈액·신장질환, 약물 전달 플랫폼과 기존에 공략하기 어려웠던 표적에 접근하는 모달리티 발굴도 과제다.

‘특허 절벽’ 보다 빨라진 신약 개발 경쟁

업계에선 앞으로 빅파마의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연구개발비의 절대 규모에서 ‘R&D 생산성’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비를 많이 집행하더라도 실패 가능성이 큰 임상을 장기간 유지하거나, 시장성이 낮은 후보물질을 조기에 정리하지 못하면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AI) 활용이 확대되며 신약 개발 경쟁은 이전보다 훨씬 빨라질 전망이다. AI는 단순히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도구를 넘어 임상시험 설계와 환자 모집, 규제 대응, 제조 최적화, 사업개발까지 적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AI가 퍼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초) 신약뿐 아니라, 경쟁 제품보다 효능이나 편의성을 높인 베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고) 신약 개발 속도도 끌어올리면서 후발 기업이 기술을 따라잡는 기간이 짧아졌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제약업계 관계자는 “AI 기반 신약 개발사의 성장으로 좋은 후보물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과거보다 빨라졌다”며 “앞으로는 자체 개발과 기술 도입을 구분하기보다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파이프라인을 채우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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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 기자
보건복지, 제약바이오 이슈를 쉽고 균형 있게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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