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 소식을 듣고 친구와 청계천을 방문했다는 부산 출신 반재은씨(여·33)는 “물놀이 장소는 제가 살던 동네가 더 많지만 서울에서 이렇게 (물놀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게 특별하다”며 활짝 웃었다.
2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서 ‘2026 청계천 물 첨벙첨벙!’ 행사가 지난 31일 막을 열었다. 서울시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이 행사는 도심 속 청계천 물길에 직접 들어가 휴식과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청계폭포부터 광통교까지 약 120m 구간이 오는 9일까지 시민들에게 물놀이 장소로 개방된다.

아쿠아슈즈를 빌려 청계천에 직접 발을 담가보니 무더위를 잊을 만큼 물이 차가웠다. 수심은 성인 여성의 무릎 깊이 정도였다. 바닥에 놓인 돌도 비교적 고르게 정비돼 이동하는 데 큰 불편은 없었다.
경상북도 상주에서 청계천을 찾은 한 부부는 “예전에는 청계천 물이 까맣다는 인상이 있었는데 이렇게 깨끗해져 놀랐다”며 “서울 여행 중 직접 발을 담가보고 싶어 들렀다. 날씨는 덥지만 물이 시원하고 바람도 불어 좋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발만 담글 수 있는 청계천이지만 행사 기간 동안은 물 안으로 들어가 물놀이를 즐겨도 된다. 청계천 주변에는 의자와 테이블, 그늘막 등이 마련돼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물을 튀기며 뛰노는 가족, 물길을 따라 천천히 걷는 연인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한여름 청계천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수영복을 입은 두 아들과 청계천을 찾은 이정현씨(여·45)는 “대중교통만으로도 쉽게 올 수 있어 외곽에 있는 계곡보다 접근성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씨의 아들은 “청계천은 인공하천인데도 자연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흔쾌히 신발을 벗고 발을 담그며 시민들과 함께 행사를 즐겼다.
프랑스에서 온 여행객 에릭씨는 “프랑스에는 도심에 이렇게 잘 정비된 개울이 없는데, 서울의 무더위 속에서 물에 직접 발을 담글 수 있는 건 즐겁고 특별한 경험이다. 물이 정말 시원하다”고 즐거워했다.
서울에 5일동안 머문다는 스페인 여행객 알리시아씨와 에반씨 부부도 “어디서도 이런 도심 속 물놀이 경험을 할 수 없었는데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라며 “물도 더위를 식힐 만큼 충분히 차갑다”고 감탄했다.

행사 기간 동안 운영 요원 4명, 응급의료 인력 1명, 자원봉사자 5명 등 총 10명이 현장에 상시 머무른다. 소방서와 경찰서, 응급실과 비상 연락체계도 운영된다.
이날 오전 9시50분부터 운영 부스 안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던 한 행사 운영요원은 “지난해와 달리 전문 자격이 있는 안전요원이 상주한다. 의료부스에는 비상약, 밴드, 연고, 붕대 등이 구비돼 있다”며 “날이 더워서 이동식 냉방기기와 휴대용 선풍기, 미네랄 소금 사탕도 준비했다”고 전했다.
행사에 앞서 수질 점검과 하천 바닥 관리도 진행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사 직전까지 이끼와 녹조 제거 작업을 두 차례 완료했다”며 “추가 청소도 지난해보다 횟수를 늘려 행사 기간 중 진행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총 3개 지점에서 채수해 보건환경연구원에 균 검사를 맡겼는데 ‘좋음’으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현장을 감독하던 서울시 행사 담당 관계자는 “시민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좋다”며 “오늘은 평일이라 사람이 적은 편이고 주말 동안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리에 특히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청계천 물 첨벙첨벙!’이 정례 행사는 아니지만, 올해 행사 운영 결과와 시민 호응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내년에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희령 기자 bright@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