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대표가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전국적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자리인 만큼, 당권 경쟁과 대권 행보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운영보다 차기 정치적 진로를 앞세우는 이른바 ‘자기 정치’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대 치르는 민주당, 대표 거취 갈등 국민의힘
민주당은 오는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민석·정청래·송영길 후보 간 당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김 후보와 정 후보가 친명과 반명 프레임, 신천지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 등을 놓고 충돌하면서 당권 경쟁이 계파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김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반명·분열주의 세력과 신천지의 개입을 막는 선거로 규정했다. 정 후보는 자신을 신천지와 연결하려는 근거 없는 네거티브라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거론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장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지도부와 비주류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 이후 당내 쇄신파와 친한계 의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지만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올림픽공원 시위에 잇달아 참석하며 강성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를 통한 당내 기강 확립 움직임도 보이면서 비주류에서는 장 대표가 대표직 유지를 위해 장외 정치와 징계 정치를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대표직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배경에는 당대표가 차기 대권으로 향하는 정치적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
당대표는 당원과 전국 조직을 관리하고 주요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을 주도한다. 지방선거와 총선 등 전국 단위 선거를 지휘하면서 대중적 인지도와 당내 기반을 동시에 넓힐 수도 있다. 공천 과정에서도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 국민의힘 장 대표도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에게 당대표직은 단순한 당 운영 책임자를 넘어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확대할 수 있는 자리인 셈이다.
당대표 경험을 대권 도전의 발판으로 삼은 사례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22년과 2024년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뒤 대통령에 당선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지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04년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당대표직이 차기 대권을 위한 발판으로 인식될수록 당 전체의 이해보다 개인의 정치적 입지가 앞설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당권 주자들은 지난 29일 진행된 첫 방송토론회에서도 상대 후보가 당의 통합보다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앞세우고 있다며 공방을 벌였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대권 도전을 생각하는 인사가 당권을 쥐면 대권 경쟁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고 정당 운영에 전념하는 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목표와 당 운영의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당권과 대권의 방향이 일치하면 당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잘못하면 당내 민주성이 약화할 수 있다”며 “당대표는 당내 민주주의를 지키면서 구성원을 결집하는 균형 잡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서 기자 euntto0123@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