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길사의 인문 고전 총서 ‘한길그레이트북스’가 200번째 책을 펴냈다. 1996년 첫 권을 낸 지 30년 만이다. 그동안 찍어낸 부수는 누적 100만권에 이른다.
한길사는 4일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길그레이트북스 200권 돌파와 지난 30년의 성과를 발표했다. 이날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위대한 독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독자들에게 공을 돌리면서 “우리 사회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길사는 지난달 27일 존 벨라미 포스터의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박종일 옮김)를 ‘한길그레이트북스 시리즈’ 200번째 책으로 출간했다. 1996년 창사 20주년을 맞아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오영환 옮김)으로 출발한 이 시리즈는, 100권째 아서 단토의 ‘일상적인 것의 변용’(김혜련 옮김)을 거쳐 30년 만에 200권 고지에 올랐다.
한길그레이트북스는 동서고금의 고전과 명저를 원전에서 직접 번역하고 충실한 해설을 붙이는 장기 기획이다. 번역 기간만 최소 3~4년, 길게는 10년 넘게 걸린 책도 있다. 최소 3~4차례 교정·교열과 옮긴이 검토를 거쳐야 비로소 한 권이 완성된다.

한길사는 시리즈 출간에 그치지 않고 독자와 함께 읽는 자리도 이어왔다. 2014년 정동도서관 특강과 마포평생학습관 ‘한길인문고전아카데미’, 2017년 한국아렌트학회와 공동 진행한 ‘한나 아렌트 학교’ 등이 대표적이다. 100권과 120권 때 해설집을 낸 데 이어, 이번 200권을 기념해 세 번째 해설집 ‘한길그레이트북스 컬렉션 200’도 함께 펴냈다.
이미 낸 책도 시대에 맞춰 다시 옮기고 있다. 2026년 한나 아렌트 탄생 120주년을 맞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김선욱 옮김)과 ‘인간의 조건’(이진우 옮김)을 전면개정했고,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와 루만의 ‘사회적 체계들’도 새롭게 손보고 있다.
누적 판매 1위는 한나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그레이트북스 시리즈 누적 판매 1위는 한나 아렌트가 저술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다. 1961년 예루살렘 아이히만 재판을 방청한 아렌트가 ‘악의 평범성’ 개념을 이끌어냈다고 평가받는 책이다. 한길사 측은 2024년 12·3 비상계엄 당시, 상부의 지시를 비판 없이 따른 관료·군 관계자들의 모습과 겹쳐지며 다시 조명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2위는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3위는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이 뒤를 이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책을 쓴 위대한 사상가와 이론가, 옮긴이의 존재가 귀하지만, 책을 읽는 독자는 우리에게 더 큰 감동을 준다”며 “저자·출판인·독자라는 세 주체가 만드는 출판문화의 수평적 연대야말로 한 시대의 출판문화를 창출해낸다”고 강조했다.
200권에서 멈추지 않는다…300권 향해 나아가는 한길그레이트북스
한길사는 200권에 안주하지 않고 다음 100권 준비에 들어갔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신화학’ 시리즈 완결편 ‘신화학 4’(임봉길 옮김)가 편집 막바지 단계이며, 볼프람 폰 에센바흐의 ‘파르치팔’(허창운 옮김)이 201권으로 출간을 앞두고 있다. 아렌트가 남긴 유고를 엮은 ‘정치의 약속’(김선욱 옮김)도 준비 중이다. 한편 한길사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