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였던 유종일 KDI 교수는 자진해서 하차한 것이라고 제작진이 13일 밝혔다.
유 교수가 진행해온 ‘손잡경’은 MBC라디오의 대표적인 경제 전문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유 교수를 비롯한 경제전문가들이 진행을 맡아왔다. 13일부터 교체된 새 진행자는 차미연 아나운서로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졸업하고 외국계 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손잡경’ 김철영 PD는 이날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이 번 개편에서 유종일 교수께서 자진 하차 하신 것과 관련해 오해하신 분들이 계신다”며 “유종일 교수께선 이미 3개월 전부터 저술과 학술활동을 이유로 중도 하차를 강력히 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종일 교수의 하차는 본인의 강한 의사의 의한 것으로 일부에서 불거진 문제와는 전혀 무관함을 알려드린다”고 썼다. 유 교수의 하차는 정치적 배경을 의심 받고 있는 신경민(뉴스데스크) 김미화(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 교체 논란과는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김 PD는 “라디오 본부에서는 담당 부장 등이 나서서 2개월 동안 유 교수를 설득했으나, 본인이 계속 고사했기 때문에 이번 개편에서 불가피하게 교체하게 되었다”며 “이번 MBC라디오 개편이 전반적으로 매끄럽지만은 않아서 부득이 1주일 연기하게되었는데, 마침 유종일 교수께서 지방 강연 약속을 잡아놓는 바람에 이번주는 차기 진행자의 임시 진행 형태로 제작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의 갑작스런 교체는 그동안 논란이 된 MBC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의 교체와 맞물리면서, 유 교수가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는 정치적인 이유로 교체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많았다. 청취자들은 ‘손잡경’ 인터넷 게시판에 “이제 MBC도 완전 맛간건가요?”“갑작스런 진행자의 교체, 정말 너무하는군요” “이제 누가 서민들의 마음을 달래줄까요?” 등의 제목으로 항의하는 글을 올렸다.
유 교수는 ‘손잡경’을 통해 정부의 고환율·세금 감면·미네르바 구속 등을 강하게 비판했고, 지난해 12월에 출간한 ‘위기의 경제’라는 책에서도 “이명박 정부가 경제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근본 원인은 경제철학의 빈곤 때문”이라며 정부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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