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리비아에서 우리 교민들을 국내로 수송한 정부 전세기가 항공료 논란에 휩싸였다.
28 일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5일 리비아로 보낸 전세기에 대해 1인당 200만원 안팎의 항공료를 탑승자에게 부담토록 했다. 리비아에서 탈출하는 게 최우선이었던 교민들은 당시 정부 측 제안을 수용했으나 귀국 후 아쉬움을 토로하며 청원에 돌입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리비아 탈출 대한항공 전세비행기 항공료 개인부담'이란 청원이 올라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5000명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이 청원은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6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리비아에서 전세기로 26일 귀국했다는 한 네티즌은 "중국의 경우 3일 만에 대형선박과 전세기를 이용해 트리폴리공항에서 수천명을 한꺼번에 수송했다"며 "중국 정부는 자국민 귀국을 위해 모든 비용뿐 아니라 2만여 명의 숙식제공까지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교민들과 건설근로자들에게 항공료와 모든 경비를 청구했다"며 "우리에게 더 이상 대한민국이라는 정부는 필요 없고 모든 일을 개인이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강변했다. 건설근로자들의 경우 갑작스러운 귀국으로 생계가 막막해졌다고 이 네티즌은 주장했다.
서명한 네티즌들은 무리한 선교활동으로 무장 세력에게 납치되거나 해적들에게 납치된 교민들을 석방하는 과정에서 수십억 원의 몸값을 지불한 사례와 이번 리비아의 경우를 비교하며 '항공료 지원'을 주장하고 있다. 아이디 fjq****씨는 "해적에게 수십억씩 주면서 국민에게 돈을 내라니요"라며 힐난했고, zennin****씨는 "울화가 터진다"며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한 트위테리안(sSing***)도 전세기 항공료는 물론, 리비아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해 줘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sSing***씨는 "영사관에서 전세기로 귀국시켜준다는 말만 믿고 68명의 교민들이 리비아에서 이집트 국경까지 넘어 갔다"며 "그러나 비행기를 바로 탈수 없으니 카이로로 이동해 호텔에 투숙해야 한다며 차비와 숙박비를 자부담해야 한다고 했다"고 자신의 아버지가 겪었던 일을 털어놨다.
또 "일터에서 월급도 못 받고 쫓기듯이 나와 탈출하는데 수중에 돈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돈이 없으면 국제 미아라도 되란 말이냐"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항공료 부담 등의 사례를 확인해 봐야겠지만 우리는 원칙상 탑승자에게 부담하도록 돼있다"며 "리비아에 남아 있는 교민들을 철수시키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영 기자 young@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