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야근하던 기자도 깜짝 놀랐습니다. 새벽 세시 사십몇분이었습니다.
“내년 최저임금 5210원”
금액이 많아서 놀란게 아니고 졸린 시간 비몽사몽에 띵똥 하고 울린 속보 때문에 놀랐어요. 담당 기자는 새벽에 퇴근하면서 “오늘 결정 안 될 것 같아요. 밤 11시에 휴회해서 아직 회의 안하고 있대요”라는 말을 남기고 갔거든요.
어쨌든 졸린 눈을 비비면서 서둘러 ‘몇원, 몇%’ 숫자만 집어 넣으면 되도록 미리 써놓은 기사를 조금 다듬어 완성해놓고 기사를 전송했습니다.
인상률 때문에 급히 자료를 찾아보니, 2008년 이후에 가장 높은 인상률이었네요.(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새누리당(구. 한나라) 정권이 출범한 이후 가장 높은) 7.2%. 350원. 그리고 마침내 드디어 시간당 5000원대를 돌파했습니다. 얏호! 라고 해야할까, 에게~라고 해야할까.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지 트위터를 찾아보았습니다. 이 새벽에도, 이 야근기자처럼 스마트폰 속보에 깜짝 놀라 깼다가 굳이 트윗에 한마디씩 쓰는 분들이 계셨네요. 이 분들의 반응을 모아보았습니다. 맞춤법에 안 맞는 표현도 왠만하면 살렸습니다.
“2014년 최저임금이 5210원으로 무려 7.2%가 올랐다는 소식입니다. 씨팤.”(@studioxga_OOO)
“5210원이라니.. 6천원도 앙대는구나.”(@KHyeOOO)
“7.2%씩이나 올려도 5210원.”(@sometime0OOO)
“시간당 최저임금 5210원, 빅맥세트 5300원.”(@pheeOOO)
“5210원이라... 이동네는 아직도 4500 주는데 있던데 ㄷㄷ함”(@FlonOOO)
“그래봤자 5210원. 설렁탕 한 그릇 못 사먹는다.”(@isawsOOO)
“내년 최저임금이 5210원, 7.2% 인상한다고 한다. "큿... 350원"”(@JusticOOO)
“대구에서 5210원은 무슨 4800 얼마도 제대로 안 주는데..”(@MilkyicebOOO)
“최저시급 4860원 > 5210원 된 건가... 시간당 350원 올랐네. 어후 근데 5210원에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슬프다 ;;”(@kwanOOO)
“내년 최저임금은 7.2% 인상한 5210원… 여전히 낮은 금액이지만 고무적인 결과네요.”(@lilinOOO)
“최저임금이 5210원으로 오르는건가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금액이 되야할텐데”(@rapidOOO)
“야이시팔 최저임금인상 이새벽까지 논의해놓고 5210?? 물가인상률에 탁없이 모자른다 이런미친”(@KimKeunHyOOO)
“870조원 역외탈세는 눈감아주고, 최저시급 5210원으로 정하는 놈들은 진짜 인간도 아니다.전국 알바 여러분.. 방금 2014년 최저시급 5210원으로 결정되었답니다. 이런 정부에 여러분의 생계를 맡기느니, 부정선거 박근혜 사퇴를 가열차게 외치는 게 최저시급 정상화되는 유일한 길 입니다.”(@bauermOOO)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7.2% 인상된, 5210원으로 결정되었다. 최저임금위 전원회의가 열리던 날, 장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숙하며 외쳤던 이들의 목소리가 회의장까진 들리지 않았던 걸까.”(@ilyoOO)
“5210원으로 트리코로 5크레딧 가능하십니다.”(@Rb_IceHoOOO)
“5210. 여전히 적지만 그래도 마의 5000 넘겼네. 이거라도 잘 지키면 좋겠다. 아차..8일간 닥치기로 하고선..”(@kjsmOOO)
명색이 친절한 쿡기자,인데 좀 더 자세히 코멘트해야겠지만... 트위터에 올라온 반응이 워낙 적나라해서 무슨 말을 더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시간당 최저임금에서도 간당간당하는 임금에 시달리는 이 땅의 많은 아르바이트 및 시간제 노동자 여러분, 아직 빅맥세트 가격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점심시간을 이용한 런치세트는 공략이 가능해졌습니다. 점심때 왕창 사먹읍시다.
(그런데, 우리 회사 임금 인상률이 몇%였지?)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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