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운트싸이나이의대 루스 루스(Ruth Loos) 교수팀은 지난 1월 30일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신(NEJM) 온라인판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소아 8명 가운데 1명은 유치원에 입학할 때부터 비만이며 초등학교 학년이 올라갈수록 소아비만 비율도 함께 높아진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998년부터 1999년 유치원에 재학 중인 소아 7738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실험에 참가한 소아의 유치원 입학 당시 평균 나이는 5.6세였고, 1998~2007년까지 대상군의 키와 체중은 총 7차례 측정됐다.
그 결과 유치원 재학 당시 비만 또는 과체중인 학생들은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도 비만일 위험도가 정상 체중인 학생들 보다 4배 높았다. 출생 시 우량아였던 소아와 유치원 재학 때 과체중이었던 소아도 14세 이전에 비만이 될 위험성이 매우 높았다. 세부적으로는 12.4%는 비만 14.9%는 과체중, 이들이 중학교 2학년(평균나이 14.1세)이 되었을 때 29.8%는 비만, 17%는 과체중이었다.
인종별로는 히스패닉계통 소아가 비히스패닉 백인 소아에 비해 전연령대에서 비만 위험도가 높았다. 또한 미국 중산층에 속하는 과체중 소아들은 유사 그룹의 정상 체중 소아들보다 비만일 될 가능성이 5배 높았다. 하지만 사회경제적으로 낮은 그룹의 과체중 소아들은 정상 체중인 소아보다 비만일 확률이 3.4배 높았다.
연구팀은 미국에서 체질량지수(BMI)가 95% 이상으로 비만으로 분류되는 6세에서 11세 사이의 소아 인구가 1960년대 4.2%에서 1999~2000년에는 15.3%로 대략 11% 증가한 사실도 확인했다.
루스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소아비만 예방의 중요성이 다시금 대두됐다”며 “과체중 및 비만에 취약한 5세 이하 소아들의 비만예방 노력을 위한 대책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은 소아비만을 줄이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010년부터 영부인 미셸 오바마는 소아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비만퇴치 캠페인인 ‘렛츠 무브(Let's Move)’을 전국적으로 펼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오늘날 아이들이 건강한 체형을 가진 어른이 될 수 있도록 소아비만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며 “영부인인 미셸이 소아비만 퇴치와 관련된 전국적인 캠페인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 영부인은 탄산음료와 패스트푸드 대신 섬유질 섭취를 강조하며 백악관 텃밭에서 채소를 직접 가꾸고, TV에 직접 출연해 운동을 보다 쉽게 하자는 취지로 코믹댄스를 선보이는 등 활발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지난 2008년~2011년 사이에 미국의 19개 주에서 저소득층 취학전 소아의 비만율이 연 1%씩 낮아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조사 지역 40개 주 가운데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뉴햄프셔, 조지아,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워싱턴 등 19개 주에서 비만율이 떨어졌다. 반대로 콜로라도, 펜실베이니아, 테네시 등 3개 주는 비만율이 증가헀고, 나머지 주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토마스 프리든 CDC 센터장은 “저소득층 취학전 소아 비만율이 광범위한 지역에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부 정책의 역할도 일조한 것으로 추측한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미라 기자 mrpark@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