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0원에 숨어 있는 과학… 불경기에도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9900원에 숨어 있는 과학… 불경기에도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기사승인 2014-07-25 17:08:55
무더운 여름이 한창이지만, 계속되는 불경기로 소비자의 지갑은 아직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이다. 이러한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의 마음을 달래면서 호황을 누리는 곳이 있으니 바로 ‘9900원 전략’을 펼치는 외식업체들이다. 9900원 전략은 심리학자인 쉰들러와 아이만이 주장한 ‘미결정 효과’이론에서 시작된다. 이에 따르면 사람들은 정보를 오랜 시간 기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우선적으로 기억하고 숫자가 길면 길수록 맨 왼쪽의 것만 기억한다. 예를 들어 10000원과 9900원을 기억할 때, 100원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10000과 9900원의 왼쪽의 숫자만 기억해 1만원 정도의 가격 차이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외식업체를 비롯해 패션, 유통 등 모든 업계에서 마진율을 낮추더라도 9900원 전략을 펼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합리적인 가격은 만족도를 높여 ‘착한 음식점’으로 기억될 수 있고, 한 번 긍정적인 기억을 남긴 음식점은 소비자들의 재방문과 자발적인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가격만 9900원으로 맞추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 될 순 없다.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사례를 알아보자.

◇9900원의 코스한정식, 똑똑한 실속 소비자들 잡는다 ‘산너머남촌’= 요즘에는 음식점을 찾기 전 문 앞에서 음식 정보와 가격, 후기까지 찾아보는 똑똑한 실속 소비자들이 대다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맛과 서비스는 물론 가격까지 잡아야만 무수한 외식업체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강원도 토속한정식 전문점인 ‘산너머남촌’에서는 9900원에 9가지의 코스 한정식을 즐길 수 있으면서도 건강한 식자재를 놓치지 않았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상의 한정식 코스요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으로, 강원도 농민들에게 직접 공수해온 재료들로 만들어진 감자옹심이, 곤드레밥 등 정성껏 준비된 음식들이 푸짐한 양을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식당 내에 위치한 카페에서는 매실 차, 아이스커피 등 후식 음료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박종철 산너머남촌 대표는 “한정식이라 하면 비싸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보다 더 맛있는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메뉴개발과 매장 확장으로 소비자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고 싶다”고 밝혔다.

◇저렴한데 화끈한 서비스까지? 한우곱창을 9900원에 ‘천사곱창’= 한우곱창을 9900원에 불과한 파격적인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곳도 생겨났다. 국내산 한우만을 사용한다는 도축증명서를 공개할 정도로 곱창의 질에 자신 있어 하는 ‘천사곱창’이다. 국내산 한우 곱창과 막창, 대창 등 모든 메인 메뉴가 9900원이며 200g정량을 보증한다. 이곳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고 믿을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육회와 생간이 서비스로 제공되고 곱창이 듬뿍 들어있는 내장탕이 무한리필 된다는 점이다. 대부분 외식업체에서는 메뉴의 가격을 낮추는 대신, 서비스 메뉴가 최소화 되거나 단품 메뉴만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가격대와 신뢰할 수 있는 음식과 더불어 서비스가 더해진 천사곱창은 화곡동, 등촌2동, 잠실동 등에 위치해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양껏 맘껏 먹는 프리미엄 샤브샤브 & 샐러드바, 9900원에 모두 즐긴다 ‘로운 샤브샤브’= 로운 샤브샤브는 이랜드그룹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샤브샤브 & 샐러드바로, 평일 런치 기준 99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각양각색의 샐러드바 메뉴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로운 샤브샤브는 가족단위의 외식장소로 각광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기존 샐러드바만 즐길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과 차별화돼 메인메뉴까지 9900원 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1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7종의 채소와 28종의 샐러드바, 5종의 디저트 메뉴들뿐만 아니라 1등급 소고기 샤브샤브까지 무제한으로 리필 된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선사한다. 기존 뷔페사업을 꾸준히 운영해온 이랜드그룹의 노하우와 유통시장망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됐고, 모던하면서도 한국적 이미지를 담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적용해 품격 있는 외식공간으로 준비됐다. 로운샤브샤브는 강남 뉴코아 아울렛, 평촌 NC백화점, 송도 커넬워크, 범계 뉴코아 아울렛 등에서 남녀노소 각기 다른 입맛을 사로잡으며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최근 외식시장에서는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실속 소비자들의 증가로 인해 맛과 서비스, 분위기는 물론 가격까지 만족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양질의 메뉴와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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