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의 가이드라인에도 버전마다 저작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온전히 학술적이어야 할 가이드라인이 정치적 색깔을 띠어서는 결코 안되는 것 입니다.""
지난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내과학회(WCIM 2014)에는 부분 개정된 대한간학회의 만성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이 새로이 발표됐다. 그러나 개정안이 공개된 직후 국립암센터 박중원 교수의 이 같은 이견에 회장은 술렁였다.
2011년 B형간염 가이드라인의 전면개정을 주도한 박 교수의 지적은 단순히 가이드라인의 저작권 문제가 아니었다.
박 교수는 ""이번 개정에 정확한 취지를 모르겠다. 단순 업데이트인지 가이던스인지 이름부터가 명확치 않다""며 ""수정된 사항은 내성환자에서 항바이러스제 처방과 관련된 것인데 전면 개정에 앞서 부분 개정을 서두른 데는 다분히 정책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번 부분 개정의 책임자인 강남세브란스 이관식 교수는 '정책적 요구'와는 전연 상관이 없었다고 못박았다. 환자의 혜택에 초점을 맞췄으며, 전문가 합의를 토대로 개정이 시급한 부분을 먼저 손봤다는 답변이다.
이 교수는 ""단독요법의 '단독' 사용이 아닌 단독요법'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게 핵심""이라며 ""테노포비르 단독사용의 국내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근거수준을 병용요법과 동등하게 만들었다. 치료옵션의 선택은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담당 의료진의 몫으로 남겨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추후 공청회를 거쳐 내년에 확정될 가이드라인 개정판은 이번 개정된 약제내성 항바이러스제 사용부분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부분 개정이 추계학회 기간을 빌어 선공개 되기는 했지만 근거 기본 원칙과 전문가 합의 수준에 있어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교수의 색깔론(?) 언급은 ""학회 가이드라인 개정작업의 소신에 대해 개인적인 당부 차원에서 드리는 말씀""으로 일단락됐다.
물론 이번 개정 소식이 전해지자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의 사용 가능성이 단연 화두에 올랐던게 사실이다.
심평원의 급여기준 때문에 불가피하게 단독요법이 삭감을 당해온 상황에서, 급여지침이 진료에 척도가 될 수 없다는 간 전문가들의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참석자 대부분은 이번 개정을 반기는 분위기였지만, 학회의 가이드라인은 외풍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지적만큼은 곱씹어 볼 만 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원종혁 기자 jhwon@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