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안 먹어도 먹은 것처럼 느끼도록 신체를 속임으로써 칼로리 및 지방연소를 돕는 새로운 형태의 비만 치료제가 개발됐다.
펙사라민(fexaramine)이라는 실험용 약물이 그 주인공인데, 장과 기타 신체 일부에서 발견되는 FXR(Farnesoid X Receptor) 단백질에 작용하는 물질로서 음식을 섭취할 때 체내에서 정상적으로 생성되는 신호를 모방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도록 유도한다는 원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솔크연구소 연구팀은
Nature Medicine 2015년 1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실험용 쥐에게 매일 5주동안 펙사라민을 투여했을 때 체중증가가 멈추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소됐으며 염증반응을 최소화 하면서 혈당이 조절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펙사라민을 투여받은 비만 쥐는 체중증가를 멈추었고 대조군에 비해 지방량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저하됐으며 백색지방의 일부는 에너지 연소가 더 쉬운 형태인 갈색지방으로 변화됐다.
실제 FXR은 체내 담즙산 생산과 당분, 지방의 저장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러 제약회사들이 이를 표적으로 하는 약제 개발을 시도해 왔는데, 이번에 나온 펙사라민은 식욕억제제나 카페인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 비만 치료제들과는 달리 혈류에 유입되지 않고 소장에만 국소작용한다는 점에서 더욱 획기적이다.
솔크연구소 선임연구원인 Ronald Evans 박사(유전자발현연구실장)는 ""동물실험을 통해 혈액에는 흡수되지 않고 장에만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전신 이상반응을 줄일 수 있게 돼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극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많은 음식을 먹을 때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신호를 동일하게 내보낸다는 점에서 마치 상상음식(imaginary meal)과 같은 개념""이라고 표현했다.
공동연구자인 Michael Downes 박사는 ""음식섭취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호반응을 장악해 신체를 속임으로써 열량을 소비하고 혈당을 낮출 수 있었다""면서 ""2~3년 내로 임상시험을 위한 약제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실험용 쥐에서 발견됐던 혜택이 반복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재미 한국 과학자로서 소크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황성순 박사와 서재명 박사도 논문의 제1, 2 저자로 참여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안경진 기자 kjahn@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