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 중 하나인 스타틴. 동시에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트러블메이커'이기도 하다.
특히 근육증상은 스타틴의 대표적인 이상반응으로 꼽히는데, 최근 유럽동맥경화학회(EAS)가 스타틴관련 근육증상(statin-associated muscle symptoms)에 관한 합의성명서(Eur Heart J 2월 18일자 온라인판)를 발표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됐다.
◇EAS ""부작용보다 혜택 크다""...스타틴에 의한 경우 드물어
이번 EAS 성명서는 스타틴 복용에 따른 부작용보다는 심혈관계 혜택에 무게를 뒀다. 임의로 복용을 중단할 경우 스타틴 투여로 인해 감소됐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다시 증가하게 된다고 경고하면서 약물에 의한 증상이 맞는지 명확한 원인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2015년 연례학술대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던 Erik S. Stroes 박사(네덜란드 아카데믹메디칼센터)는 ""환자가 근육통을 호소한다고 해서 근육괴사(myonecrosis)가 발생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스타틴의 심혈관계 혜택이 위험을 압도하기 때문에 절대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스타틴 투여와 관련된 근육증상의 발생빈도가 높지 않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영국 옥스포드대학 Colin Baigent 박사는 ""근육증상이 전적으로 약물요법에 기인한 것인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무작위대조임상(RCT) 데이터에 따르면 스타틴을 5년간 복용했을 때 근육병증 발생률이 1000명당 0.5건, 횡문근융해(rhabdomyolysis)는 그보다 훨씬 더 낮은 0.1건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 날 대회 참석자들은 상당수 환자들이 부작용 우려 때문에 스타틴 복용을 중단했고, 그로 인해 불필요한 심혈관계 위험에 노출되게 됐다며 여기에는일부 언론도 책임이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스타틴요법의 위험도가 실제 수준보다 지나치게 과장해 보도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 Baigent 박사는 ""미디어뿐 아니라 연구기관에서 관찰연구 데이터를 맹신한 데에도 잘못이 있다""며, ""기존에 스타틴을 복용 중이던 환자들에게 혼란을야기하게 됐다""고 비난했다.
Baigent 박사에 따르면 2014년 영국심혈관학회(BCS)의 조사 결과 심장내과 전문의 60%가 언론보도로 인해 스타틴치료를 중단한 환자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보고했으며, 동일한 이유로 심장약물 복용을 중단한 환자가 5명 이상이었다고 밝힌 응답자는 약 3분의 1에 해당했다.
Stroes 박사는 ""근육통 발생 시 혈액검사상 CK 수치가 정상 또는 약간 증가된 소견을 보이면 스타틴요법과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인과관계가 명확하진 않다""며 ""스타틴관련 근육증상의 정의를 개발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국내도 신중, '스타틴관련 근육증상'에 보다 관심 가져야
스타틴요법을 성급히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는 것은 국내 상황도 동일하다. 단 유럽과 비교해서는 다소 보수적인 관점으로, 스타틴 치료 시 발생한 근육증상에 대해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0일 심바스타틴 40mg 또는 에제티미브/심바스타틴 10/40mg 복합제를 1일 1회 복용군을 평균 3.9년간 추적한 결과 중국인 환자의 근육병증 발현율이 0.24%로 비중국인(0.05%)에 비해 높았다는 심사 결과를 들어, 아시아인의 경우 심바스타틴 사용 시 더 주의해야 한다는 통일조정안을 냈다.
식약처에 따르면 스타틴 사용과 관련해 근위근 약화, 혈청 CK 상승 등의 소견을 보이는 면역-매개 괴사성 근육병증(immune-mediated necrotizing myopathy)도 보고됐으며,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오는 10일까지 단일제정제 변경지시를 위한 의견조회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대 김상현 교수(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는 ""EAS 2015 참석 당시 스타틴관련 근육증상을 주제로 3개 세션이 열릴 만큼 관심도가 높았다""며 ""스타틴을 복용하는 환자의 근육증상 및 불편감에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스타틴이 원인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별을 통해 불필요한 약제중단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스타틴이 원인이라면 제 때에 조치함으로써 부작용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안경진 기자 kjahn@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