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2년 만에 개봉되는 영화 ‘소수의견’(감독 김성제)의 제목은 왜 소수의견일까.


‘소수의견’은 2년차 국선 변호사인 윤진원(윤계상)이 이혼전문 변호사 장대석(유해진)과 함께 강제 철거 현장에서 아들을 잃은 동시에 경찰을 죽이게 된 박재호(이경영)의 변론을 맡아 무죄를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변호인단이 100원을 걸고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다거나 국민참여재판을 요구하는 등 법조드라마의 성격을 띠고 있다.

소수의견은 의사결정이 다수결에 의해 이루어지는 합의체(合議體)에서 다수의 의견에 포함되지 않아 폐기된 의견을 뜻한다. 그러나 영화 속의 ‘소수의견’은 조금 다르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끊임없이 영화 속 ‘소수의견자’를 바꿔 가며 주인공과 주변인들의 소수의견을 변주해낸다.

18일 오후 2시 서울 장충단로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소수의견’의 언론시사회에서 연출을 맡은 김성제 감독은 소수의견의 의미를 나름대로 재해석했음을 밝혔다. 김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의 평결은 판사의 판결보다 작다. 극 중에서 권해효가 말하듯이 권고적 효력이 있을 뿐”이라며 “9명의 의견과 1명의 의견이 있는데 하나는 평결이고 하나는 판결이 된다. 한국사회의 다수와 소수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으며 좋겠다”고 설명했다.
“법은 생명 같아서, 세월이 흐르면 소수의견이 다수의견이 되는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또 ‘소수의견’은 손아람 작가의 원작 소설과 다른 결말을 제시한다. 원작 소설에서 가해자가 불명확하게 그려지는 데 반해 영화에선 명확하게 가해자와 피해자를 적시했다. 김 감독은 이에 관해 “비극의 현장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별하기보다 그 너머의 문제들, 왜 그 사건이 비극적으로 벌어졌는가에 집중하려 했다”며 “사건의 비극성을 키우기 위해서 그 질문을 더 크게 만들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영화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법정 영화의 공식을 따라가거나 범인이 누군지에 집중하기보다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질문하고 법정에서의 부조리한 면들을 끄집어낸다. 개봉이 2년이나 늦춰졌음에도 감독이 전하려는 메시지의 힘은 여전하다. 오는 24일 개봉. 15세가.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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