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동성혼 재판 ‘김조광수 커플’… “왜 우리가 혐오받아야 하나?”

국내 첫 동성혼 재판 ‘김조광수 커플’… “왜 우리가 혐오받아야 하나?”

기사승인 2015-07-06 19:17:55
[쿠키뉴스=김진환 기자] 동성 부부의 법적 권리를 인정해달라는 국내 첫 재판의 심리가 6일 열렸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동성혼 재판 심리다.

서울서부지법은 영화감독 김조광수(50)·레인보우팩토리 대표 김승환(31)씨가 서울 서대문구를 상대로 낸 ‘가족관계등록 공무원의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 사건’ 첫 심문기일을 이날 오후 열었다.

김조 감독 커플은 2013년 9월 결혼식을 올린 뒤 그해 12월 서대문구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구청은 “동성 간 혼인은 민법에서 일컫는 부부로서의 합의로 볼 수 없어 무효”라는 취지로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이들 커플은 “혼인의 자유와 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36조 1항에 따라 혼인에 대한 민법 규정을 해석하면 동성혼도 인정된다”며 지난해 5월 서울서부지법에 불복신청을 냈다.

김조 감독은 이날 심리를 마치고 법원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단지 우리 관계를 인정해달라는 것뿐인데 왜 이렇게 우리가 혐오받아야 하나. 나는 군대도 다녀왔고 대한민국 국민의 4대 의무를 다하고 있는데 왜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호소해야 하나”며 울먹였다.

변호인단은 전문가 참고인의 추가 의견서와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 결정문 번역본 제출을 위해 4주가량의 시간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재판부는 원고 측의 이같은 요청을 받아들였다.

법조계에서는 사건 자체가 복잡하지는 않은 만큼 추가로 심문기일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헌법과 민법상 혼인 관련 조항의 의미만 따지면 될 뿐 일반 소송처럼 증거 제출이나 증인신문이 꼭 필요한 사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전례가 없는 사건이어서 재판부도 고민이 클 것으로 보여 결정문이 언제 완성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goldenba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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