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대한민국 청소년 자살률이 전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여전히 사망 원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살의 70~90%가 정신건강질환 특히 우울증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유인 즉슨 우울증이 자존감 저하, 절망감, 자살행동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
제주의대 정영은 교수는 18일 서울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된 대한우울조울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높은 성취욕으로 인한 성적저하, 입시 실패로 좌절하면서 동반되는 우울증 등으로 인해 자살을 시도하는 비율이 여전히 많다"고 밝혔다.
자살 고위험군에 속하는 청소년은 △우울증 조현병 등 정신건강질환을 동반한 경우을 비롯한 △과거 자살 시도자 △약물남용(술, 본드 등) 병력 △임신 가출한 청소년 △지속적으로 자살 사고를 표현 △유서나 유언을 작성하거나 언급하는 경우다.
여자 청소년의 경우 우울증이 가장 큰 원인이며, 남자는 이전의 자살기도 경력이 자살 위험도을 높이는 주된 요인이며 그 다음으로 우울증과 약물 남용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함께 정 교수는 자살 고위험군 청소년의 흔한 심리 5가지도 함께 소개했다.
여기에는 △입시부담, 학내폭력, 부모처벌, 공포 등의 어려운 상황을 피하기 위한 회피심리 △부모 선생님 이성친구에 대한 강한 분노 감정으로 인한 보복심리 △못난 자기 징벌성의 자기 처벌 심리 △욕구좌절 시 성질을 자제하지 못하고 흥분하는 충동적인 자해심리 △대인관계 상실 시 죽은 친구나 부모를 저승에서 만나기 위한 재결합 심리 등이 있다.
우울증은 이러한 심리상태를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조기에 우울증을 진단 및 치료할 뿐만 하니라, 지속적인 경과관찰이 필요하다고 관찰했다. 실제로 아동기 우울증은 2년 내 40%, 5년 내에는 72% 재발했으며, 자살 시도 이력이 있는 여자 청소년의 60%, 남자 청소년의 44%는 우울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대인관계로 받은 스트레스도 자살 원인
우울증을 비롯한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스트레스도 자살 유발 가능성을 높인다는 게 정교수의 설명이다.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 가운데 가족이나 또래 관계 파괴와 갈등이 70%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신체 및 성학대가 그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유독 한국 청소년에서 진학스트레스와 학교 부적응 문제로 인해 받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자살로 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 교수는 "청소년 경우 자살을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 순간적으로 자살을 결정하는 경우는 물론, 죽음의 불가역성에 대한 관념이 매우 부족한 이들도 많다. 또 죽을 의도가 심각하지 않아도 자신도 모르게 치명적인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청소년의 심리적 특성과 자살의 위험 인자에 대한 기본적이 이해가 꼭 선행되야 한다"면서 "특히 청소년 자살 문제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우울증, 흡연 및 알코올 사용, 왕따 문제 등 신체적 정신적 건강 문제애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수적으로 뒤따라 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미라 기자 mr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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