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더운 날씨로 옷차림이 가벼워지면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절식이나 단식으로 단기간 다이어트에 도전할 경우 변비나 탈진, 빈혈, 탈모, 위장병, 요요현상, 영양결핍, 심지어는 골다공증까지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올바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연예인 다이어트, 무작정 따라하면 안돼
TV속 멋진 몸매를 가진 연예인들이 소개하는 각종 다이어트 방법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를 무작정 따라하면 오히려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체중감량의 최종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좋다. 체중감량의 1차 목표는 지방을 줄여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급격하게 체중감량을 할 경우에는 지방 뿐 아니라 근육이 소실되고 우리 몸을 구성하는 필수 영양소들이 빠지기 때문이다.
단기간 동안 체중에 많은 변화를 주기 위해 무작정 굶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방법으로 체중을 감량할 경우 지방보다는 근육의 소실이 크며, 미네랄 및 비타민 등 필수 미량 영양소 등의 섭취가 감소되기 때문에 피부의 탄력이 없어지는 등 노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오한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간혹 TV에서 보여주는 단기간 다이어트는 전문가의 도움과 체형에 맞는 운동법, 식이요법 등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이루어 낸 결과이므로 무작정 그들의 방법에 맞추어 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비만으로 성인병에 노출되거나 대인기피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긴 경우에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건강한 체중감량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비만의 원인은 개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다이어트 방법도 성별, 연령, 건강상태, 체질, 체형, 라이프스타일 등 자신의 특성을 고려하여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만보다 심각한 다이어트 부작용
극단적인 체중감소는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으며, 탈모증, 체온저하, 피부건조증, 그리고 전해질의 불균형이 불러올 수 있는 신장 및 심장 기능의 장애 등의 내과적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신경성 대식증은 반복되는 구토로 인해 위와 식도가 손상되며 잇몸이 상하고 치아의 에나멜이 부식되어 충치에 쉽게 노출된다. 혈관이 붓는가 하면 침샘이 비대해져 다람쥐처럼 뺨이 볼록해지기도 한다.
심한 식사 제한은 무기력감 등 심리적인 면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우울증은 여러 가지 식이장애에 동반되어 나타난다. 또한 특정한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한 불안, 몸매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것에 대한 불안,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먹어야하는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 등이 강박장애로 이어지며 더 심한 경우에는 사회공포증, 대인관계 공포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한 주의사항
무작정 굶기 혹은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원푸드(One Food) 다이어트’는 특히 위험한데, 오래 지속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영양을 고루 섭취할 수 없어 건강에 무리가 가는데다 최종적인 체중 변화에서도 부가적인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섭취 대신 비타민이 많이 포함된 과일을 많이 먹는 편이 더 좋다는 소문이 돌기도 하지만 이 역시도 “과일은 당분이 많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되레 다이어트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비타민은 채소로 섭취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 오한진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탄수화물 과잉섭취를 제한하고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으로 하루에 여성은 1200Kcal, 남성은 1500Kcal를 섭취하는 ‘저열량 식사요법’이 권장된다. 매 끼 규칙적으로 천천히 먹으면 포만감이 들어 더욱 효과적이다. 노폐물을 쉽게 배출할 수 있도록 수시로 수분을 섭취하고 생선이나 두부 등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한 다이어트에 근력운동은 필수적이다. 근육이 늘어나면 단기적으로는 체중감량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근육을 키우면 기초대사량이 증가해 평소 에너지 소모량이 증가해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덜 찌는 체질, 혹은 살이 빠지기 쉬운 체질로 변할 수 있다. 기초대사량이란 생명 활동을 위해 소비되는 최소한의 에너지 량으로, 칼로리 섭취가 이보다 높으면 살이 찌고, 낮으면 살이 빠지게 된다.
오한진 교수는 “남성들이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기 위해 단백질보충제를 과하게 섭취할 경우 요산을 만들어 통풍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한 갑작스럽게 높은 강도의 운동은 콩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혈뇨 등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천천히 강도를 올리는 것이 좋다.
◇작은 습관의 변화로 다이어트 시작
다이어트를 결심했다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무리한 다이어트 보다는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일상생활 중 작은 습관의 변화를 통해 다이어트를 실천하는 것이다. 하루에 20~30분은 걷는 운동을 한다. 직장인이라면 출퇴근 시간을 이용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 식사 후 걷는 것은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어 더욱 좋다.
만약 항상 엘리베이터를 타던 사람이라면 사무실이나 집에 올라갈 때 계단으로 다니는 습관을 들이거나, 소파에 앉거나 누워서 TV를 시청하던 사람이라면 서서 스트레칭하면서 시청하는 습관을 기르는 등 사소한 활동들이 몸에 베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탄산음료과 과일주스보다는 생수나 탄산수(무설탕)를 권하며, 늦은 시간 배가 고플 때는 양치질을 해 식욕을 억제하거나, 가벼운 간식으로 대체한다. 음주는 과식을 유도하기 때문에 가급적 피한다. 끝으로 확고한 동기부여를 통해 다이어트를 향한 의지를 다지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본인 노력 없이는 성과를 거두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단기간만 지속하는 이벤트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 평생을 지켜나가야 하는 ‘좋은 생활 방식’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