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갖은 고난을 극복하고 올해 LCK와 케스파컵을 재패한 락스 타이거즈가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원 소속팀 협상기간 5일여를 남겨두고 감독과 코치, 선수들에게 타팀 협상을 승인한 것.
락스 타이거즈는 24일 공식 SNS를 통해 “현재 선수단과 계약 종료일이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선수단에게 최대한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정노철 감독, 김상수 코치, 강범현(GorillA), 김종인(PraY), 이서행(Kuro)에게 ‘접촉허가서’를 제공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락스는 “케스파컵 우승 후 선수들, 코칭스태프 그리고 락스 타이거즈는 2017년 이후 계획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결과 락스 타이거즈는 2016년 너무나 큰 성과를 이룬 선수단이 보다 좋은 조건과 환경을 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고 접촉허가서 제공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선수단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발 벗고 나서서 협조할 것”이라면서 선수들의 미래를 우선시하는 기존 팀 방침을 재확인했다.
앞서 롤드컵 기간 중 락스 소속 선수들이 해외 팀으로의 이적을 원하고 있다는 루머가 외신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의 esports 섹션 칼럼리스트 Jacob Wolf는 “롤드컵 결선 토너먼트를 마지막으로 락스 선수들은 북미와 중국으로 쪼개질 것”이라고 보도했다.(기사전문)
그러나 당초 종목사인 라이엇 게임즈에서 규제한 ‘Tampering Rules’에 따라 선수들은 30일까지 원팀과의 협상을 우선해야 한다. 결국 구단 입장이 중요한 셈인데, 락스는 해당 보도자료에 대해 “ESPN은 우리 팀이 마치 롤드컵 이후 해체를 인정한 것처럼 보도했지만, 이것은 명백하게 위조된 사실”이라면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락스는 “우리는 여느 한국 팀과 마찬가지로 모든 결정권은 선수 본인에게 있다고 (ESPN에) 말했다”면서 선수들의 입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여지를 뒀다.
한때 락스의 스폰서 배경을 놓고 추측이 쏟아졌다. 전신인 Koo가 해체되며 팀 해단설이 불거졌고, 올해엔 메인 스폰서 없이 락스로 이름을 바꿔 팀을 유지하는 가운데 재정기반이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놓고 Jacob은 “세계 2위 팀으로서 충분한 처우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봤다.
그러나 락스는 “한국의 (기업 중심의) 팀 운영 방식과 달리, 우리는 북미 스포츠클럽처럼 다양한 수익구조를 시도했고, 잘 운영하고 있다. 또한 최근엔 중국 스트리밍 스폰서(HUYA, YY.com)와 그 외 다양한 스폰서십을 형성해 안정적인 상태”라고 해명했다.
결국 락스가 접촉허가서를 제공한 것은 오로지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한 처사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송경호(Smeb), 한왕호(Peanut), 해성민(Cry)의 경우 2016시즌부터 팀에 합류해 계약기간이 12월 말까지로 돼있는 탓에 이번 ‘예외적 허용’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송경호와 한왕호의 경우 해외팀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는 터라 이적에 적잖은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물론 선수들의 이적 가능성이 열려있을 뿐 ‘전원 재계약’이 가장 유력하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실제로 장노철 감독은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허가서를 쓴 것”이라면서 “회사와 선수 모두 재계약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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