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내년은 내실을 다지는 해… 종합청과유통회사가 꿈”

[쿠키인터뷰] “내년은 내실을 다지는 해… 종합청과유통회사가 꿈”

기사승인 2016-12-09 09:08:51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종합청과회사가 꿈… 내년은 내실을 다지는 해가 될 것”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쥬씨 본사에서 만난 윤석제 대표는 회사에 대한 비전을 이같이 밝혔다.

◇ 시작은 가락시장서부터… ‘과일’ 꿈 다져

"17세부터 가락시장에서 일하며 과일 유통과 판매에 대한 유통경로에 대해 어슴프레 배웠죠. 그때부터 이 길을 업으로 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당시 도매업에 종사하지 않은 탓에 윤 대표는 직접적인 경매에 참여할 수 없었지만, 어깨너머로 경매를 눈여겨보면서 품종과 당도에 따라 시장가가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게 됐다. 윤 대표의 ‘종합청과유통회사’의 꿈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처음 ‘쥬씨’라는 브랜드를 생각했을 때 나름대로 잘 만든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과즙이 많고 맛있는 과일이라는 뜻이 있기도하고 개인적으로는 두 글자가 깔끔하고 딱 떨어진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주변에서는 (이름이) 그게 뭐냐는 질타도 많이 받았죠. 지금 와서는 잘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쥬씨 브랜드를 내걸고 생과일쥬스 판매를 시작한 것은 2010년 건국대학교 앞이 처음이다. 그리고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하기까지는 5년여 시간이 지났다. 2015년 5월 가맹사업을 시작한지 1년 반 사이 쥬씨는 800여개 가맹점이 생길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윤 대표는 종합청과유통회사의 꿈을 위해 내년 청과유통회사 인수의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

윤 대표가 5년간 가맹점 사업에 대해 장고한 이유를 가맹사업에 대한 불안감이 컸기 때문이었다.

“경험도 없었고 아직 나이도 어렸기 때문에 가맹점 사업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할까요, 그런 게 컸어요. 그러다가 합리적인 가격에 과일 주스를 제공하는 ‘시장’을 키우고 나아가 종합청과회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가맹사업을 시작했어요.”

쥬씨는 현재 종합청과유통회사로서의 행보를 충실히 밟아가고 있다. 현재 자회사인 쥬씨인터네셔널을 통해 ‘쥬씨 바나나’ 브랜드를 유통 중이며, 내년에는 망고·오렌지·자몽 등 종류와 수입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쉽게 과일을 먹기 위한 과일도시락인 ‘쥬씨락’은 물론 청과유통의 일환으로 프리미엄 과일 판매 전문점인 쥬씨 마켓을 강남구 대치동에 오픈하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단기간에 가맹점 숫자가 많이 늘어나 걱정하기도 하셨어요. 갑작스레 크게 성장한 만큼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문제도 있었고요. 내년은 가맹점 숫자를 늘리기 보다는 가맹점에서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이 일어날 수 있도록 내실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쥬씨의 숙제, ‘겨울나기와 당류저감화정책’

윤 대표는 쥬씨를 비롯해 올해 급성장한 카페와 쥬스 브랜드들의 숙제를 겨울나기와 당류저감화 정책으로 꼽았다. 계절적인 영향을 많이 타는 메뉴가 대부분이 만큼 상대적으로 겨울을 넘기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3월 가공식품을 통한 당을 줄이기 위해 진행 중인 당류저감화정택을 발표하면서 부담은 가중됐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겨울나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쥬씨 겨율 메뉴인 따듯한 감귤 쥬스 등은 윤 대표가 직접 만든 레시피기도 하다. 여기에 석류·한라봉·생강·알로에 등 6종의 겨울 차(茶) 메뉴를 개발하기도 했다. 한 손에 간단히 쥘 수 있는 디저트를 선보여 겨울 시장도 놓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당류저감화정책은 식약처가 2020년까지 가공식품을 통한 당 섭취를 줄이기 위한 종합 정책이다. 비단 쥬씨 뿐만 아니라 카페 프랜차이즈를 비롯한 식품산업 전반의 문제지만, 실질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은 커피보다는 당에 직접적으로 닿아있는 생과일 쥬스 브랜드다.

“문제는 단순히 설탕을 줄인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그렇게 되면 기존 맛과 달라져서 소비자들이 실망할 수 있으니까요. 기존 맛을 유지하면서 단 맛을 대체할 수 있도록  천연감미료를 계속해서 알아보고 있는데, 브릭스(당도)가 같다고 하더라도 직접 먹어보니 설탕과는 ‘입에 붙는’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소비자들은 그 부분을 더 민감하게 느낄 테고요. 쥬씨가 한 철 장사가 아닌 장수 브랜드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부분을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개발과 실험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 미 투 브랜드와 해외 진출

쥬씨가 단기간에 가맹점 수를 늘리면서 비슷한 미투 브랜드가 들어섰지만, 윤 대표는 시장 확장을 위해 법적 대응을 포기했다.

“처음에는 미 투 브랜드가 많아지고 프랜차이즈가 실제로 생기기도 해서 속상했지만, 이게 과일쥬스 프랜차이즈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커피에 집중돼있는 시장에 과일쥬스 시장이 커지면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궁극적으로 쥬씨에게도 나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국 800여개 가맹점이 들어설 정도로 성장한 만큼,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진출을 계획에 두고 있다. 바나나·자몽·망고 등 주 생산지가 해외인 경우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한 현지화 작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쥬씨가 해외 진출 사거리에 두고 있는 중국의 경우 지역이 넓어 기후가 천차만별이고, 같은 과일도 지역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쥬씨는 이러한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현지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고유의 맛을 살리고, 거기에 쥬씨의 색을 입히는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쥬씨는 유통에 집중하고 있다. 윤 대표의 계획대로 ‘쥬씨의 색’을 입히기 위해서는 쥬씨가 제공하는 양질의 과일이 꾸준히 공급돼야 하는 것이 기본 전제기 때문이다. 쥬씨는 쥬씨 인터네셔널을 통해 과일농장에 직접 지분을 투자해 해외 과일수출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필리핀 다바오 지역 33만㎡(약 10만평) 규모 농장을 확보하고 미국 오렌지·자몽 패킹 하우스와 연계해 대량의 과일을 공급받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회사로서의 비전은 ‘종합청과유통회사’지만, 개인적인 비전은 이러한 회사 시스템을 통해 회사 직원과 가맹점에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에요. 멀리 보자면 쥬씨를 비롯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거느리는 종합청과유통회사지만, 우선은 가맹점주분들이 ‘쥬씨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도록 내실을 다지는 것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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