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물가한파가 현실화되고 있다. 빵과 과자, 음료, 라면 등 가공식품부터 계란, 채소 등이 잇따라 폭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농심은 라면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주요 품목을 포함한 18개며 인상 가격은 오는 20일부터 적용된다.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육개장사발면은 지금 가격보다 각 50원이 인상되며 생생우동은 100원이 오른다. 다만 짜왕과 맛짬뽕 가격은 동결됐다. 이번 가격 조정은 지난 2011년 11월 이후 5년 1개월만이다.
지난달 1일 오비맥주와 코카콜라는 자사 주요 제품인 카스와 코카콜라, 환타 등의 출고가를 각각 6%와 5%씩 인상했다.
파리바게뜨도 이번 달 3일 193개 품목 가격을 평균 6.6% 인상했다. 단팥빵은 12.5%, 실키롤 케이크는 10% 가량 올랐다.
현재까지 오비, 코카콜라, 농심 등 1위 업체 가격 인상 이후 경쟁업체 가격인상은 없지만 곧 현실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판관비와 인건비, 원자재 상승 등은 사실 공통적인 원가상승압박요인”이라면서 “1위업체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만큼 도미노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날씨 등의 이유로 달걀과 채소 가격도 연일 오르고 있다. AI 진화에 시간이 걸리고 혹한이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가격인상도 우려된다.
지난달 16일 첫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현재까지 살처분된 가금류의 숫자는 1140만1000마리에 달한다. 감염의 의심돼 살처분 예정 중인 가금류의 숫자도 403만8000마리에 이른다.
피해가 산란계에 집중되고 부화 후 산란계로 키워야하는 종란까지 폐기되면서 장기적인 계란가격 인상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지난주 평균 5%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지난 15일 5% 가량 가격을 추가 인상했다. 전체 물량이 줄어들어 ‘1인 1판’ 구매 제한을 두기도 했다.
지난여름 계속됐던 폭염의 영향으로 당근과 양배추, 무 가격도 연일 상승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6일 당근 도매가는 20㎏ 기준 6만6943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2.6% 증가했다. 이달 하순에는 20㎏ 가격이 최대 7만7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양배추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45.3% 가격이 뛰었으며 무 역시 175.3% 올랐다. 폭설과 한파 등이 계속될 경우 월동채소 수급은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채소와 달걀 등의 경우 계약재배와 유통로 확보 등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실질적인 가공식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에는 불가피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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