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김우빈 "연기에 아쉬움이 남고, 고민해야 오래 할 수 있다"

[쿠키인터뷰] 김우빈 "연기에 아쉬움이 남고, 고민해야 오래 할 수 있다"

기사승인 2016-12-19 17:54:41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배우 김우빈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것은 드라마 ‘상속자들’이다. 김우빈은 ‘상속자들’에서 제멋대로이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최영도를 천연덕스럽고 근사하게 소화했다. 올해 방송된 KBS2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도 김우빈은 안하무인의 톱스타 신준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오는 21일 개봉을 앞둔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의 박장군도 마찬가지다. 김우빈이 연기한 박장군은 장난기어린 말투와 웃음 뒤에 천재성을 숨긴 인물로 어디로 향할지 가늠할 수 없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서울 팔판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우빈은 화면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사뭇 달랐다. 어떠한 질문에도 진중하게 답변하는 김우빈의 모습에서 천연덕스러운 최영도나 신준영, 박장군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우빈의 본래 꿈은 연기자가 아니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막연하게 모델을 꿈꿨다. 그는 부모님의 응원에 힘입어 그토록 바랐던 모델학과에 진학한 후 모델로 데뷔했다. 김우빈은 “사람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부모님의 지지에 힘입어 모델이라는 꿈을 이뤘다”고 밝혔다. 현역 모델로 활동하지 못하게 된다면 모델학과 교수로 후배를 양성하겠다는 꿈을 가질 정도로 김우빈은 모델이라는 직업에 큰 애착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모델 일을 위해 들었던 연기 수업에서 김우빈은 연기의 매력을 발견했고, 그 순간이 지금의 김우빈을 만들었다.

“모델을 할 당시 자동차 광고 미팅을 갔는데, 애인과 드라이브를 하는 연기를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제가 바보가 된 느낌이었어요. 좋은 모델이 되려면 연기를 배워야겠다고 처음으로 생각하고,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요. 그때 제 첫 연기 선생님을 만났는데, 그 분의 열정에 반하고 연기의 매력을 알게 됐죠. 모델을 처음으로 꿈꿨을 때 설레고 떨리던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연기가 막연하게 재미있었고, 오디션을 보게 됐고, 어느새 이렇게 ‘마스터’를 찍게 됐네요.”

김우빈에게 ‘마스터’는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작품’이었다. 김우빈은 영화 출연을 결심하기 까지 하루밖에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박장군이라는 매력적인 역할이 탐났다. ‘마스터’의 배역을 다시 고를 기회가 생긴다고 해도 김우빈은 박장군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우빈은 시나리오를 읽으며 자신이 느꼈던 박장군에 대한 호기심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강동원 선배의 캐스팅 소식을 들었고, 결정 직전에 이병헌 선배가 출연한단 말을 들었죠. 시나리오도 재미있는데 두 분이 하신다니 꼭 참여하고 싶었어요. 결정하고 감독님을 만났는데, 감독님께서 ‘알아서 잘 해줄 거잖아’라고 말씀하셔서 부담감이 생겼죠. 캐스팅 소식을 들을수록 부담이 커지더라고요. 제가 출연자 중에서 가장 막내인데 분량도 많고, 많은 사람을 만나니까요. 제가 욕심내는 순간 전체가 영화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힘 빼고 재미있게 놀아보자는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촬영이 끝나고, 개봉을 앞둔 지금 김우빈에게 남은 것은 아쉬움이다. 이병헌, 강동원, 진경…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한 찬사를 이어가던 김우빈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 하자 쑥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김우빈은 “시사회 때 제 장면이 나올 때마다 도망가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대규모 상업영화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잘 소화해낸 배우가 하기엔 지나치게 겸손한 대답이 아닐까. 진중하고 겸손한 대답을 이어가는 김우빈에게 칭찬할 거리를 묻자 “이번 영화에서 춤 하나는 아주 경쾌하게 춘 것 같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거의 모든 장면이 아쉬워요. 그런데, 이병헌 선배도 아직 매 작품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오래 연기한 선배들도 늘 아쉬워하고, 고민해요. 그래서 그 분들이 지금까지 왕성하게 활동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모델과 연기 두 가지를 좋아하는 건, 기본은 있지만 정답은 없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가장 정답에 가까울 것만 같은 그 지점을 향해, 항상 고민해야 하죠. 연기는 아직 뭔지도 모르고 하고 있는 게 맞는 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늘 정답에 가까운 것을 고민하는 게 정답 아닐까요. 관객과 저의 중간점을 찾아내고 싶어요. 우리는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지만, 같이 느낄 수 있는 한 지점을 위해서요.”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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