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훈 기자]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연말 외식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외식업체의 메뉴들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체 가구 중 월평균 지출 100만원 미만 가구(2인 이상 가구 실질기출 기준) 비율은 13.01%로 2009년 3분기 14.0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고 8∼11% 수준을 유지하던 수치가 지난해 2분기 이후로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한국 경제가 얼어붙은 증거로 해석된다.
이처럼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위축을 반영하듯 최근 가계 지출 감소는 식료품 등을 중심으로 점점 심화되는 추세다. 실제 지난 3분기 전국의 2인 이상 가구의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하면서 작년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외식 업체들은 적은 비용으로 최대 만족을 누릴 수 있는 가성비 높은 메뉴를 앞세워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발효식품전문기업 ‘효소원’이 운영하는 ‘청순3.9’은 청국장 찌개와 생청국 덮밥 등 청국장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청순3.9는 본사의 발효 기술을 기반으로 토종 청국장균을 직접 배양해 순수 청국장을 제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청순3.9는 청국장을 비롯 모든 식재료를 직접 생산, 유통하는 방법으로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어 메뉴 가격을 낮췄다.
1만원을 호가하던 수제버거도 몸값을 낮췄다. 외식기업 까스또로가 국내에 들여온 미국 조지아의 수제버거 전문점 ‘델리아메리칸’은 수제빵과 수제패티, 100% 모차렐라 치즈와 정통소스가 어우러진 수제버거 세트 메뉴를 5000~7000원 대에 판매한다.
‘하누소’는 시그니처 메뉴 ‘왕갈비탕’을 앞세워 연말 외식 시장을 공략 중이다. 하누소는 기본 왕갈비탕에 다양한 건강 식재료를 더한 ‘매생이갈비탕’ ‘전복갈비탕’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를 가정간편식으로 만들어 집에서도 저렴하게 보양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연말에는 기업 회식이나 가족단위 외식 고객이 증가하지만 올해는 뚜렷한 매출 증대가 보이지 않는다”며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던 기존 업체들도 가격을 내린 식사 메뉴를 출시하는 등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가성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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