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직장인 문모(33·여)씨는 생활이 팍팍하고 지칠 때 평일에 며칠 휴가를 내고 혼자 시내 특급호텔을 이용한다. 피로가 쌓이는 여행도 좋아하지 않고 멀리 가기도 싫어하는 문씨가 쉬기에는 시내 특급호텔이 가장 좋다는 평가다.
문 씨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을 만큼 지쳤을 때 호텔을 이용한다"며 "바깥에 '방해하지 마시오(Do not disturb)'를 붙여 놓고 보송보송한 침구 위에서 하루 종일 죽은 듯이 자고 배가 고플 때는 룸서비스로 해결하면서 완전한 휴식의 시간을 가진다"고 말했다.
호텔에서 편안한 휴식을 찾아 혼자 묵는 '혼족'이 늘고 있다. 실제로 신라호텔이 투숙객을 분석한 결과 서울신라호텔에서 나홀로 투숙하는 혼족이 전체 이용고객 중 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 고객도 포함이지만, 객실당 투숙 인원도 평균 1.8명으로 싱글이거나 커플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혼자 먹고 혼자 하기를 좋아하는 혼족 트렌드에 맞춰 이 같은 혼족 패키지를 처음 내놓았다"며 "구매력이 있고 편의성을 따지는 독립적인 젊은 싱글들이 프라이빗함을 충족시키는 고급 호텔에서 휴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급스러운 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의 다이닝 서비스는 물론, 사우나 및 실내 수영장, 피트니스 등의 부대시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이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는 조식부터 라이트 스낵, 애프터눈 티, 쥬류와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해피 아워와 같은 하루 4번 다이닝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한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실내 수영장은 유리돔을 통해 남산의 전경을 바라보며 수영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야외 자쿠지에서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가격은 28만원부터다.
여타 호텔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가 퍼지고 있다 .쉐라톤서울 디큐브시티호텔과 그랜드힐튼서울, 코트야드메리어트 서울남대문도 1인 패키지를 출시했다. 쉐라톤서울 디큐브시티호텔은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힐링 스파 패키지(32만9000원부터)’를 선보인다. 등마사지, 두피마사지, 발마사지, 얼굴마사지 중에 선택해 60분 동안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그랜드힐튼서울은 다음달 1일부터 1인패키지인 ‘포미(For Me) 패키지’를 선보인다. 객식1박, 조식1인과 함께 8만원 상당의 닥터포헤어 프리미엄 샴푸 세트를 제공한다. 객실안에서 읽을 수 있도록 에세이 책 1권도 포함되어있다. 가격은 11만5000원부터이다.
코트야드메리어트 서울남대문은 ‘타임 포 미(Time for Me) 패키지’를 준비했다. 객실과 조식 뿐 아니라 하루종일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는 라운지도 사용할 수 있다. 객실에서 혼술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맥주 2캔과 안주 세트도 제공한다. 가격은 16만원부터이다.
롯데호텔도 운영하는 서울시내 4개 롯데시티호텔(구로·김포공항·마포·명동)과 L7 명동이 지난해 ‘혼휴(혼자 휴식을 취함)족’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얼로너스 패키지(Aloners Package)’를 다시 선보인다.
스탠다드 객실과 1인 조식, 나홀로박스가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호텔 내 피트니스센터도(L7명동은 제외)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특히 나홀로박스에는 롯데백화점 상품권 1만원권, 문화상품권 1만원권, 엔제리너스 아메리카노 교환권 1매, 버니니 1병, 프링글스 1개가 들어 있다.
롯데시티호텔구로는 12만원, 롯데시티호텔김포공항은 16만 5000원, 롯데시티호텔마포는 14만 5000원, 롯데시티호텔명동은 15만원, L7명동은 16만5000원부터 예약 가능하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비즈니스 호텔에서 주로 진행했던 혼족 패키지가 점차 특급호텔까지 늘어나는 추세"라며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시내에 있는 고급 호텔에서 편안하게 휴식하는 것을 예전보다 더 원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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