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처음부터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가 100회까지 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김제동의 토크콘서트를 차용한 프로그램 성격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앞서 SBS ‘힐링캠프’에서 비슷한 시도를 했다가 종영된 기억도 있다.
하지만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톡투유’는 다음달 2일 100회를 맞는다. 30일 오후 2시 서울 매봉산로 한 카페에서 열린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 1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제동과 이민수 PD는 100회까지 오면서 배우고 느낀 점, 프로그램의 특징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먼저 김제동은 “100회가 특별하긴 하지만 그 회만 특별한 것이 아니라 한 회, 한 회 쌓아온 것”이라며 “100회에 특별한 느낌이 들지 않는 건 아마 나도 참여한 사람 중 하나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는 소감으로 입을 열었다.
연출을 맡고 있는 이민수 PD도 ‘톡투유’가 100회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해준 사람들을 꼽았다. 이 PD는 “사람들이 안 오면 ‘톡투유’는 없다”며 “신청해 주는 분들이 꾸준하다는 점이 결국 프로그램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김제동이 꼽는 ‘톡투유’의 원동력은 정해진 주제가 없다는 점이었다. 김제동은 “지금까지는 누군가가 가치를 부여하거나 목적을 갖고 사람들을 모아서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다”며 “요즘 방식은 전혀 다르다. 누군가 주제를 정해놓고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서 스스로 주제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에 맞춰 프로그램의 녹화도 주제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제동은 “앞부분 1시간 녹화는 작은 주제조차 없다”며 “사람들이 스케치북에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쓰고 대화를 나눈다. 뒷부분에는 주제가 있지만 걸어놓기만 하고 주로 사는 이야기를 한다. 방송 본 분들은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톡투유’의 주인공은 제작진도, 김제동도 아닌 콘서트에 참여하는 청중들이다. 이민수 PD는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편집되는 것은 김제동”이라며 “사람들 이야기는 가급적 다 살려주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김제동도 “청중(聽衆)이 아니라 화중(話衆)에 가깝다”고 표현을 바로잡았다. 이어 “화중들이 대화의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애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이전까지는 전문가나 유명인이 주가 됐고, 사람들은 늘 장식품이었다. 배워야 하는 존재, 고개만 끄덕여야 하는 존재였다. ‘톡투유’에서는 전문가가 고개를 끄덕이는 시간이 더 많다”고 프로그램의 차별점을 전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톡투유’는 예능국이 아닌 보도제작국에서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JTBC ‘뉴스룸’을 진행하는 손석희 사장의 영향력으로 탄생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김제동은 “손석희 사장님이 ‘내가 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이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며 “전국을 돌아다니는 ‘뉴스룸’ 같은 프로그램이지만, 재미는 없을 것 같다고 하셨다”고 손 사장의 말을 전했다.
이어 “손석희 사장님이 “‘톡투유’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눈빛이 너무 아름답고 좋다, 저 사람들의 눈빛을 꼭 지키고 싶다”고 얘기하셨다”며 “문자로 100회까지 오게 돼서 고맙다고 했더니, 자기 덕분이라고 하더라. 손석희 사장에게 1 정도 고맙다면 제작진에게 99가 고맙다”라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MC 김제동과 다양한 연령대의 청중들이 모여 함께 서로의 고민과 걱정거리를 나누는 ‘톡투유’의 100회 방송은 다음달 2일 오후 11시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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