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산다라박 “양현석 사장님, 저희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라고 하셨어요”

[쿠키인터뷰] 산다라박 “양현석 사장님, 저희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라고 하셨어요”

“양현석 사장님, 저희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라고 하셨어요”

기사승인 2017-04-08 09:00:00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지난해 해체된 그룹 2NE1의 산다라박이 영화에 출연했다. 그것도 주연이다. 산다라박은 지난 6일 개봉한 영화 '원스텝'(감독 전재홍)에서 사고로 기억을 잃은 주인공 시현 역할을 맡았다. '원스텝'은 소리를 색으로 인지하는 증상인 ‘색청’을 앓고 있는 시현이 슬럼프로 인해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지일(한재석)을 만나 서로 소통하고 성장하는 내용의 영화다.

많은 사람들이 2NE1 해체 이후 산다라박의 첫 활동이 연기라는 점에 주목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 압구정로 한 카페에서 만난 산다라박은 배우 활동에 전념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해왔던 가수 활동은 물론, 배우, MC, 라디오 DJ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목표다. 가수 겸 배우 엄정화를 롤 모델로 꼽기도 했다.

“노래와 연기, 둘 다 잘 소화하고 싶어요. 어릴 때 엄정화 언니를 보면서 자랐거든요. 무대에 있을 때는 가수,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캐릭터로 어떻게 저렇게 다양하게 변신할 수 있을까 싶었죠. 잘 알려진 작품이 없어서 그렇지, 연기는 예전부터 해왔어요. 데뷔 초에도 감독님과 만나고 캐스팅 직전 단계까지 간 적이 있지만, 갑자기 캔 노바디(Can't Nobody)가 나와서 음반 활동을 선택했어요. 당시 네 멤버 모두 그룹 활동에 집중하자는 쪽이었거든요. 덕분에 좋은 퀄리티의 음악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원스텝’을 찍으며 산다라박은 두 가지 첫 경험을 했다. 하나는 제대로 된 노래를 혼자 소화한 것. 2NE1 시절 산다라박의 파트가 랩에 가까웠다면, ‘원스텝’에서는 노래를 홀로 불러야 했다. 잘 소화하기 위해 따로 레슨을 받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몰랐던 목소리도 발견했다. 또 한 가지는 네 명이 아닌 홀로 활동한 것이다.

“네 멤버로 함께 스케줄을 다니다가 혼자 있으니까 새롭더라고요. 원래는 왁자지껄하게 수다 떨다보면 시간이 금방 갔는데, 이번엔 주로 휴대전화만 했어요. 그러다보니까 성격도 차분해 지는 것 같아요. 멤버들이 제 영화 시사회에 와줬을 때는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어요. 덕분에 든든했죠. 안 그래도 혼자라서 외로운데 멤버들까지 못 왔으면 조금 외로웠을 것 같아요. CL의 경우에는 출국을 미루고 비행기 티켓을 바꿔가면서 왔어요. 완전 감동이었죠.”

2NE1 해체 이후 첫 인터뷰인 만큼 해체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처음엔 많이 울었다지만, 이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눈치였다.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서 산다라박의 개인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는 얘기도 꺼냈다.


“다른 그룹도 마찬가지지만 평생 갈 수는 없잖아요.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고 자연스러운 일인데, 주변에서 많이 안타까워 하셨어요. 좋은 곡도 많았고 좋아하는 그룹이었는데 아쉽다는 말을 들으면 자부심이 생겨요. 멤버들은 다들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할 것 같아요. 양현석 사장님은 저희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도록 하라고 하셨어요. 요즘엔 뭘 하고 싶은지 제 의사를 많이 물어봐주세요. 이제는 성공하든 실패하든 도전해보는 단계에 온 것 같아요.”

‘원스텝’은 산다라박이 홀로 내딛는 첫 걸음 같은 영화다. 산다라박은 2NE1의 데뷔곡 ‘파이어(Fire)’가 가장 기억에 남듯이, 이번 영화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는 얘기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산다라박은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관해 솔직하게 말하며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사람들이 제 연기에 대해 안 좋은 얘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슬퍼하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고 생각해서 요즘은 많이 편해졌어요. 오히려 그런 얘기를 해주시면 이런 부분이 어색해 보였구나 하고 고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아직 저만의 색깔이 없는 것 같아서 빨리 만들고 싶은 것이 목표예요. 2NE1 할 때는 제가 한 두 소절 밖에 못 불렀잖아요. 제가 완곡을 부른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을 때 “어, 산다라박이다”라고 알아봐주시면 최고일 것 같아요.”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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