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잠실 윤민섭 기자] 롱주가 창단 후 첫 우승을 달성했다. 스포트라이트는 ‘탑 캐리의 정석’을 보여준 ‘칸’ 김동하에게로 쏠렸다. ‘페이커’ 이상혁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았던 ‘비디디’ 곽보성도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그 모든 활약 뒤에는 ‘커즈’ 문우찬의 보이지 않는 공헌이 있었다.
롱주 게이밍은 26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진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 결승전에서 SK 텔레콤 T1에 세트 스코어 3대1로 승리, 창단 후 첫 우승컵을 거머쥐고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주인공은 롱주 탑 라이너 ‘칸’ 김동하였다. 그는 공격적 챔피언인 잭스와 제이스, 카밀을 선택했다. 공격일변도의 화끈한 플레이로 SKT의 두 탑 라이너를 번갈아가며 압박해 스플릿 주도권을 쥐었다. ‘후니’ 허승훈, ‘운타라’ 박의진, ‘페이커’ 이상혁 모두 김동하의 솔로 킬 제물이 됐다.
그가 이토록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던 건 ‘커즈’ 문우찬의 든든한 지원 덕분이었다. 자크, 그라가스를 번갈아가면서 픽한 문우찬은 수비적인 아이템 트리를 선택, 안정적이고 단단한 플레이를 펼쳤다. 시즌 초반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와 상반된 경기 내용이었다.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챔피언인 잭스는 미드와 바텀이 든든히 버텨줘야 한다는 전제 하에 성장할 수 있다. SKT는 1세트에 잭스의 성장을 저지하고자 쉔, 르블랑, 애쉬, 탐 켄치 등 변수 창출에 능한 챔피언을 두루 선택했다. 15분경 SKT가 애쉬 궁극기 ‘마법의 수정화살’로 ‘프레이’ 김종인의 바루스를 노렸던 건 이들의 전략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던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 공격 시도는 문우찬의 커버로 완벽하게 무산됐다. 오히려 롱주가 역으로 4킬을 따냈다. 이로써 이들은 ‘미드·바텀 이상 무’를 신고, 김동하가 온전히 라인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는 4세트에 ‘킹 메이커’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내기도 했다. 허승훈의 초가스를 집요하게 공략하면서 김동하의 성장을 유도했다. 경기 시작 후 5분부터 7분까지, 3분간 3킬을 따냈다. 롱주는 탑·정글 싸움에서 도합 4킬을 따내면서 해당 세트를 쉽게 이겼다.
문우찬은 시야 싸움에 능한 정글러로 평가 받는 ‘블랭크’ 강선구와의 시야 장악 대결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곽보성의 안정적인 라인전 수행 능력과 맞물려 이상혁의 로밍 능력을 제한하는 데 일조했다. 문우찬의 희생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롱주 라이너들은 편안하게 성장했고, 캐리로 보답했다.
yoonminseop@kukinews.com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