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까지 고공행진하던 국내 증시가 12월 들어 주춤한 형국이다.
11월 초 2500p선을 넘기던 코스피 지수가 이달 들어서 2400선까지 주저앉았다. 800p 넘기며 1000p지수 전망까지 나왔던 코스닥도 최근 하락세가 눈에 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의 하락의 이유를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4분기 실적 하락 가능성 ▲지수 상승세 따른 기관 및 외국인 수급 현상 ▲제약·바이오주 거품 현상 ▲코스닥 활성화 정책 연기 등에서 찾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2일 코스피 지수는 2440.54p로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10.71p(+0.44%) 올랐으나 2600p선까지 넘보던 지난달에 비해 하락했다. 지난 11월 3일 2557.97p까지 올랐던 당시와 비교하면 4.59% 떨어졌다.
코스닥 지수도 현재(12월 22일 종가기준) 761.20p(전일 대비 20.88p 상승)으로 지난달 23일(796.80p) 대비 4.46%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 하락은 삼성전자의 시장 예상 대비 부진한 4분기 잠정실적 때문이라고 말한다.
삼성증권 유승민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에 대한 4분기 실적 기대가 약화되면서 비롯됐다. 애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4분기 영업이익이 16조 넘게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15조가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수도 함께 하락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업종이 내년에도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올해와 비교해 다소 실적이 주춤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외국인과 기관들의 매도세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말을 앞두고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나금융투자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국내 증시 시장의 상승세와 원화 강세 등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시적인 차익실현인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도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 따른 ‘IT(정보통신) 부품주’의 하락, 대주주 양도세 과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한다.
삼성증권 유승민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IT부품주가 삼성전자 주가 하락으로 함께 영향을 받았다. 또한 연말 대주주 양도세 과세와 관련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내년으로 미뤄지자 시장도 함께 반응한 것으로 말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내년으로 연기되고 연기금 투자와 관련한 국민연금의 소극적 태도도 코스닥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무구조가 건실하지 못한 제약·바이오업종이 주도주인 코스닥 시장에서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엔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의 하락세는 일시적이라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글로벌 경기가 호황을 보이고 있고, 국내 기업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어서다.
삼성증권 유승민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는 여전히 활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반등 가능성은 충분한다”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투자 조용준 리서치센터장도 “내년에도 국내 기업의 실적은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에 향후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