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V 노타이틀이 배틀그라운드 최강 스쿼드로 우뚝 섰다. 대회 스플릿1과 스플릿2 1위, 스플릿3 2위에 오른 바 있는 이들은 이날 파이널 무대에서도 개개인의 뛰어난 화력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다.
노타이틀은 3일 화곡 KBS 아레나 홀에서 열린 아프리카TV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 리그(APL) 파일럿 시즌 파이널에서 라운드 포인트 1525점을 획득, MVP(1320점)을 제치고 종합 1위에 등극했다.
노타이틀은 1라운드부터 2위를 차지,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었다. 초반 전력 손실이 큰 상황에서 막내 ‘주원’ 김주원의 고군분투가 빛났다. 루치키오가 무려 16킬을 쓸어 담으며 1라운드 1위에 올랐다. 루치키오는 날랜 위치선정과 탄탄한 수성 능력이 돋보였다.
수송선은 소스노프카(밀베)섬을 지나 지오고폴(강북·강남)으로 향했다. 에란겔 섬의 서해안을 덮었던 안전지대는 점차 갓카와 포친키 지역 사이로 좁아졌다. 19분경 MVP가 4:33에게 허리를 끊겨 가장 먼저 전멸했다. 곧 안전한 위치를 확보하지 못한 스쿼드들도 뒤따라 우후죽순 전장 이탈했다.
안전지대 내 유일한 저택을 차지하기 위한 마지막 전투가 벌어졌다. 4인 스쿼드 전력을 온전히 보존한 루치키오가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섰다. 이들은 OGN 엔투스 에이스, 노브랜드, 콩두2#, 노타이틀 간 5자 대결에서 수적 우위를 앞세워 승리했다.
2라운드 1위 자리는 OP.GG가 가져갔다. 마지막 생존자 ‘체리’ 이찬규가 톡투머치 ‘4달라오케이’ 양대인과의 1대1 대결에서 슈퍼 플레이를 연출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노타이틀은 9위에 그쳤다.
수송선 비행동선과 안전지대의 위치가 크게 멀었다. 수송선은 프리모스크 북단을 거친 후 페리 피어와 노보를 가로질렀다. 에란겔 섬 북동단에 형성된 안전지대는 스탈버 북단 해안가를 중심으로 좁혀졌다.
2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2개 스쿼드가 전멸했다. 아프리카 고스트가 14분께 안전지대 근처에서 C9에게 물려 맨 먼저 탈락했다. 4분 뒤 콩두#2도 오스카 드래곤즈와의 전면전에서 완패, 이른 시간에 헤드셋을 벗었다.
산악지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국지전이 이어졌다. 생존자 수가 급감했다. 살아남은 5개 스쿼드는 C9, OP.GG, 맥스틸 매드, OGN 에이스, 톡투머치였다. 이득과 손해를 따지기 힘든 다(多) 대 다(多) 전투에서 끝까지 생존한 건 OP.GG 이찬규와 톡투머치 양대인이었다. 그리고 이찬규가 마지막 총격전에서 승리, 팀에 라운드 포인트 500점을 안겼다.
이어지는 3라운드에 노타이틀은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3위를 마크, 루치키오와 OGN 에이스를 제치고 1위로 점프했다. 40점의 어드밴티지 포인트가 순위 역전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 그간 잠잠했던 MVP가 3라운드 1등을 차지하며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과감하게 안전지대 안쪽으로 파고든 판단이 팀을 구했다.
리포브카 북단에서 출발한 수송선이 페리 피어와 밀베섬 사이를 갈랐다. 안전지대는 1라운드 때와 비슷하게 갓카를 중심 삼아 에란겔 섬 서쪽으로 치우쳤다. 10분 만에 KSV 아셀이 아프리카 고스트와의 교전에서 패해 탈락했다.
20분대에 접어들면서 게임 템포가 급격히 빨라졌다. 안전지대 중앙의 감시탑(팔각정)을 놓고 MVP와 PMP가 다퉜다. MVP 측이 재빨리 산개해 상대를 섬멸하는 데 성공,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섰다.
경기 종반까지 4인 스쿼드를 유지한 MVP는 안전지대 중심을 독차지했다. 이후 달려드는 적들에게 총알비를 퍼부어 킬을 쓸어 담았다. 끝으로 각자 2명씩 살아남은 노타이틀과 OGN 에이스를 차례대로 궤멸, 3라운드 최종 승자로 올라섰다.
4라운드 1위는 콩두 LSSi가 차지했다. 그러나 가장 활짝 웃은 것은 역시 2위 노타이틀이었다. 이들은 정면 전투를 피하고, 다른 우승 후보들이 먼저 쓰러지기를 기다려 2위에 올랐다. ‘에스더’ 고정완의 구급상자를 활용한 순위 방어 작전이 적중했다.
노보를 떠난 수송선이 포친키를 지나쳐 지오고폴 동쪽 항공으로 향했다. 안전지대는 에란겔 섬 북서쪽에 형성돼 자키와 서버니, 지오고폴 등 주요 도시를 여럿 품었다. OP.GG가 13분 만에 탈락, 선두 그룹에서 멀어졌다.
루인즈(유적지)와 북측 강가로 좁혀진 안전지대에서 중상위권 스쿼드가 대거 궤멸했다. 유적지에서 아비규환이 벌어졌다. OGN 에이스, 4:33 등의 우승 경쟁자들도 치킨 게임 끝에 이날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노타이틀은 안전지대 밖에서 구급상자로 체력을 보존, 2위 자리를 지켜내면서 최종 우승을 확정 지었다. 콩두 LSSi는 ‘일고’ 이재홍의 마지막 활약에 힘입어 라운드 포인트 500점을 획득했다.
한편 2000석 규모의 KBS 아레나는 이날 만원 관중을 이뤘다. 유료티켓 800석 중 티켓 링크를 통해 판매한 500석은 지난달 25일 예매 개시 당일 매진됐다. 이후 아프리카TV 스티커로 판매한 300석 역시 전부 팔렸다. 1200석의 무료입장 객석도 배틀그라운드 팬들이 가득 메웠다.
화곡│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