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물러설 곳이 없다.
창단 후 첫 5연패의 불명예를 뒤집어쓴 SK텔레콤 T1이 7일 서울 상암 e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스프링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bbq 올리버스와 맞대결을 벌인다.
이미 1라운드의 절반 이상이 지나갔다. 설상가상으로 이 다음 상대는 11일 맞붙는 KSV e스포츠다. SKT로서는 최악의 상성 구도로 평가받는 KSV다. 특히 지난해 11월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 무대에선 0대3 굴욕을 안겼다.
이 때문에 MVP와 함께 1승5패에 그치고 있는 SKT는 오늘 중하위권의 bbq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여기서 또 한 번 무너진다면 강등권 탈출이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올 시즌 SKT는 유독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부진이 길어지는 동안 팀의 베스트5조차도 정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재 SKT의 선수 출전 전략은 용병술이라기보다는 궁여지책에 가깝다. 시즌 초반 ‘에포트’ 이상호와 ‘트할’ 박권혁 등 신인에게 기회를 주고, ‘울프’ 이재완을 정글러로 투입하는 이색 전략을 선보였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달 26일 킹존전에서는 박권혁과 이상호에게 두 차례 신뢰를 보였으나 1·2세트 모두 깨끗하게 패배했다.
이에 지난 4일 아프리카전에는 2017시즌의 주축 멤버인 ‘운타라’ 박의진과 ‘블랭크’ 강선구, ‘울프’ 이재완을 각 주력 포지션에 배치하며 경력자들의 경험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0대2 완패를 당했다. 신인의 패기도, 베테랑의 노련미도 찾을 수 없는 뜨뜻미지근한 팀이 현재의 SKT인 셈이다.
팀의 상체로 표현되는 탑·정글·미드의 극심한 부진 또한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정글러 포지션의 두 선수가 상대 팀 정글러에게 동선을 쉽게 파악당하는 등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정글러의 침체는 자연스레 탑과 미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아프리카전에서 탑의 사이드 운영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나르, 피오라 등을 선택했으나 단 한 번도 픽의 의미를 살리지 못했다. 팀의 미드라이너이자 에이스인 ‘페이커’ 이상혁 역시 잃어버린 집중력을 되찾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유의 과감한 전투 유도가 잇따라 실책으로 연결되는 등 팀과도 융화되지 않고 있다. 그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SKT의 부활 또한 어렵다.
상대 bbq는 2승4패 승점 -2점으로 6위에 그치고 있지만 저력이 있는 팀이다. 이들에게 깔끔한 2대0 승리를 거둔 팀은 아프리카뿐이다. 소위 롤챔스 3강으로 불리는 kt 롤스터와 KSV e스포츠도 이들 상대로는 풀 세트 접전을 벌인 끝에 신승을 거뒀다.
특히 서포터 ‘이그나’ 이동근의 폭넓은 활동 반경을 기반으로 한 변수 창출 능력과 탑·미드라이너의 개인기가 강점으로 꼽힌다. 만약 이번 경기에서 SKT의 바텀 듀오가 이동근을 라인에 묶어두지 못한다면 SKT의 탑과 미드라이너는 또 한 번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