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하늘이 '미투'운동을 통해 자신 역시 조민기의 성추행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송하늘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저와 동료들이 당한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 나서기 두려웠고 지금 이 순간도 두렵지만 이 논란이 잠잠해지면 제2의 피해자가 저처럼 두려워하며 지낼 것이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 글을 적어보겠다"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송하늘이 2013년 청주대에 입학할 당시 선배들은 가장 먼저 '조민기를 조심하라'고 충고했다고. 송하늘은 "예술대학에서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씨는 절대적인 권력이었고 큰 벽이었기에 그 누구도 항의하거나 고발하지 못했다"며 "연예인이자 성공한 배우인 그 사람은 예술대 캠퍼스의 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송하늘은 "조민기는 캠퍼스 근처에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었다"며 "청주에 수업하러 오면 자신의 오피스텔로 학생들을 불렀다. 부름을 거절할 수 없는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피스텔에 혼자 가지 않는 것뿐이었다"고 밝혔다. 조민기는 송하늘에게 자고 갈 것을 권유한 적도 있다고. "화장실에서 나오자 조민기는 침대에 몸을 억지로 눕히고 배 위에 올라타 '이거 비싼 거야'라며 얼굴에 로션을 발라줬다"는 송하늘은 조민기가 잠든 사이 오피스텔을 조용히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남자친구와 같이 그의 오피스텔을 찾았을 때는 성추행을 직접 당했다. 송하늘은 "술에 취한 남자친구가 잠든 사이 조씨에게 '성관계는 어떻게 하냐' '일주일에 몇 번 정도 하냐' 등 성적인 질문들을 받았다"며 "옆으로 갔더니 홱 가슴을 만졌다"고 했다. "(추행을 당한 후) 당황해서 몸을 빼자 조씨가 '생각보다 작다'며 웃어넘기려고 했고, 수치스러워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는 송하늘은 "조씨는 공개적인 자리에서도 여학생들의 허벅지와 가슴을 만졌다. 스물하나, 많아야 스물둘인 여자아이들이 감당 안 되는 상황도 있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송하늘은 "'네 몸은 네가 잘 간수해라' 등과 같은 (피해자를 탓하는) 충고들이 비수처럼 꽂혔다"며 "피해자를 스스로 숨게 하여 가해자가 안전할 수 있는 세상은 이제 끝나야 한다. 많은 사람이 더는 연기를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워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마무리했다.
청주대학교측은 지난 20일 "조민기가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제보를 받고 해당 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상 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피해 사실이 확인돼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며 "징계 결정을 내리고 최종 결재를 남겨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조민기 측은 소속사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성추행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