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미개발 지역 김포 향산지구 일대에서 시행하는 아파트 사업에 대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5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구성됐지만 입지적으로 다소 불리한 여건이 있어서다. 현재 주변 지역에는 교육시설, 쇼핑, 병원 등 인프라가 전무하다. 또한 개발호재로 불리는 ‘김포 시네폴리스’ 사업마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게다가 주변에 대형 단지가 없어서 시세(웃돈)를 끌어올리기 어려운 ‘나홀로 아파트’라는 점도 불리한 요인으로 꼽힌다.
더욱이 김포 힐스테이트 리버시티는 단순 시공이 아닌 부지 매입을 비롯해 직접 시행사 역할까지 하는 자체사업이라는 점에서 현대건설이 떠안을 리스크가 크다.
다만 최근 김포지역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고려하면 미래가치는 밝다는 평이다.
◇ 현대건설 ‘자체사업’ 김포 힐스테이트 리버시티…‘나홀로 아파트’
현대건설이 분양하는 ‘김포 힐스테이트 리버시티’는 김포시 고촌읍 향산리 일대에 들어서는 매머드급(총 3510가구) 아파트다.
지하 2층~지상 21층, 52개동 2개 단지로 구성된다. 1단지는 1568가구, 2단지는 1942가구로 이뤄진다.
김포 힐스테이트 리버시티는 현대건설의 자체사업으로 단순 시공(도급사업)을 넘어 부지 매입과 시행까지 담당한다.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매출 감소를 겪은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이번 사업지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매출(별도기준, 10조1336억원)에서 주택 부문은 약 34.35%(3조4816억원)을 차지했다. 전년(2조6849억원) 대비 29.67% 증가했다. 반면 플랜트 부문(1조7522억원)은 전년 대비(2조6465억원) 33.79%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자체사업이 수익은 높지만 하이리스크라는 점을 감안해 자사의 신기술과 마감재를 동원해 승부수를 걸 계획이다.
다만 현재로서 이 지역의 입지는 교통, 인프라, 교육 시설 등이 전무한 곳이다. 실제 현장을 방문한 결과 주변에 소규모 낡은 주택 몇 가구만 있을 뿐이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분양 관련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풍무·사우동의 풍부한 생활권 연계를 프리미엄으로 내세웠다. 이어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CGV, 김포시청 등 풍무지구와 사우동의 풍부한생활 인프라를 강조했다.
그러나 단지가 들어서는 현장은 해당 지역과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포시 고촌읍 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아직까지 교통이 그렇게 좋지 않아서 자동차를 통해 10분 가까이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 시세를 끌어들일 수 있는 아파트도 없다. 교통시설도 역세권과 무관하다. 올해 11월 김포도시철도 풍무역이 들어서지만 단지와 거리는 걸어가기는 힘든 위치에 있다.
김포시 고촌읍 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 시세를 끌어올릴 수 있는 단지가 없는 ‘나홀로 아파트’는 웃돈 형성에 다소 불리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힐스테이트 리버시티의 경우 대단지라는 점은 그나마 유리한데 분양가가 웃돈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개발호재’ 한강시네폴리스 사업 지연…토지 보상비 문제로 추진 ‘난항’
개발호재로 불리는 한강시네폴리스 조성 사업도 현재 지연된 상황이다.
한강시네폴리스 조성사업은 김포시 고촌읍 향산리와 걸포동 일대 부지 규모 112만㎡에 약 1조원의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 사업은 영화와 방송, 영상산업 중심의 문화콘텐츠 기업도시로 계획됐고, 부지 규모만 112만㎡에 달한다. 현재 사업 실시계획인가가 완료된 상태로 이곳에는 산업시설과 함께 상업시설, 컨벤션, 주거시설 등이 개발된다. 시공사는 포스코건설이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공식 홈페이지에도 “한강시네폴리스 개발(예정) 등 각종 개발호재의 수혜단지”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현재 한강시네폴리스 조성사업은 토지 보상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사업 추진이 난항을 빚고 있다.
김포시 향산지구 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토지 보상 문제로 사업이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 시행이 구체적으로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강시네폴리스 조성사업과 관련 금융주선(PF)을 맡을 예정이었던 메리츠종금증권 측도 아직 사업(금융 주관사 체결)에 대한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강시네폴리스는 2008년 경기도가 김포시를 대상지로 선정, 2009년 사업이 최초 구상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심의 등 행정 절차가 지연되면서 추진이 늦어졌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여러차례 걸쳐 사업시행 예정자가 선정됐지만 특수목적법인 조차 설립하지 못하고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지난 2016년 6월 토지 이용계획 변경안이 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하지만 토지 보상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 마곡지구 인접한 김포시장…미래가치는 있어
미래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김포시는 몇 년 전까지 ‘미분양 늪’이라는 오명을 들어왔으나 마곡지구 지역 기업 입주가 이어지면서 재조명받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서울 강서구 마곡동 아파트 전셋값은 3.3㎡ 당 평균 1175만원인 반면, 김포 아파트 가격은 3.3㎡당 평균 927만원에 수준이다.
때문에 지난 2016년까지 부진하던 청약 경쟁률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김포에서 분양에 나선 전체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5.15대 1을 기록했다. 지난 5년 간 김포 평균 청약경쟁률 가운데 가장 높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내 기업 입주가 본격화 되면서 거리상으로 인접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김포 시장으로 사람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옥석가리기’도 치열할 전망이다.
동일스위트와 동일이 김포한강신도시 Ac-06·07b블록에 ‘김포한강신도시 동일스위트 The Park’를 이달 선보였다. 총 1732가구 규모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로 구성된다.
롯데건설과 신동아건설은 고촌읍 신곡6지구에 ‘캐슬앤파밀리에시티’ 2차(2272가구)와 3차(538가구)를 5월 분양한다. 지역 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접근성은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보다 캐슬앤파밀리에시티가 낫다고 판단한다. 다만 브랜드 가치나 입지 조건 등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