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고금리 신용거래융자이자율에 대해 문제 삼은 뒤 증권사들이 줄줄이 금리 인하에 동참했다.
여전히 일부 증권사들은 10% 안팎의 높은 이자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신용거래융자이자율이 업계 최상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는 신용거래융자를 기간별·등급별로 구분해 이자율을 적용한다. 증권사의 신용융자 이자율은 4~5%에서 상환 기관에 따라 10%가 넘기도 한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고금리 신용융자거래이자율에 대해 문제 삼자 주요 증권사들은 줄줄이 금리 인하에 나섰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이자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0% 안팎(30일 이후 기준)의 높은 금리를 기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단타 위주의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는 1~15일 구간에는 4.5%로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16~30일 이후 기준으로 업계에서 이자율이 업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6~30일, 31~60일, 61~90일 구간에서 이자율은 증권업계 통틀어 가장 높았다. 해당 기간 이베스트투자증권의 평균 이자율은 10%가 넘는다.
나머지 기간(90~120일, 121~150일 구간)에서도 11.5% 이자율로 토러스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에 이어 가장 높았다.
5개월 이후(151~180일, 180일 이후) 구간에서도 11.5%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타 금융권과 비교하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은행의 신용대출은 최고 5~6%인 것을 감안한다면 높은 비율”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증권사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에 제동을 걸었지만 여전히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신용융자이자율에 대한 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돈을 빌릴 때부터 갚는 날까지를 계산하는 ‘체차법’과 상환 시점에서 전체 이자를 소급 계산하는 ‘소급법’ 등 산정방식이 회사 마다 차이가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과 같은 온라인 증권사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에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금감원 등 금융당국이 금리 조정에 대한 압박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직접적으로 이자율 조정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에서 합리적인 조정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현재 당국이 증권사의 이자율이 높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개입하지는 않는다. 가격 부문은 담합이라는 위법 소지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투자자(고객)가 이자율 비용에 대해 각 회사의 차이점을 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