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이 기존의 주된 업무(자산관리 및 브로커리지)의 틀을 벗어나 IB(투자은행)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리스크 관리의 대명사 삼성증권이 지난해부터 IB(투자은행) 부문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IB부문 인력을 대폭 확대했다. IPO(기업공개) 수임건수도 55건에 달한다. 게다가 ‘하이리스크’로 불리는 대출채권 인수확약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위주의 증권사 키움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도 IB사업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검토하고 있다.
◇ 삼성증권, IB부문 영역 확대…부동산PF 사업도 발 들여
삼성증권은 지난해부터 기존의 리스크 관리를 통한 경영 방식에서 벗어나 IB 부문의 사업 영역(포토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사업 강화를 위해 우선 IB부문 인력을 대폭 확대(2016년 대비 20% 증가)했다. 삼성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기업은 바이오 및 제약부문의 기업 활성화를 위해 약학 박사 출신을 신규 채용하고 IPO2팀을 새롭게 설립했다.
지난해 삼성증권의 총 IPO 수임건수는 55건에 달한다. 특히 리테일 부문을 연계한 건수는 29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도 IPO 사업에 적극적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제약 바이오 부문 기업인 아벨리노랩, 압타바이오 등까지 상장 주관계약을 체결했다”며 “일본 면세점 JTC도 상장 예정이며 SK루브리컨츠 예비심사도 통과했다”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 등에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부동산PF 사업은 기존 사업과 비교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으나 리스크가 크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5년 돈의문1구역도시환경정비사업(GS건설 시공)에 6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을 맡은 뒤 PF사업을 잠정적으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PF 부문에 발을 들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인천광역시 서구 원당동 111번-0지 인천검단 공동주택용지(AA11BL블록) 부동산 취득과 관련해 주관사 및 대출채권 매입확약 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해당 사업에서 자금을 빌린 주체(차주)는 금성백조그룹의 계열 시행사 제이에스글로벌이다. 제이에스글로벌은 주택용지 취득과 관련해 지난 6월 LH(한국주택토지공사)와 매매계약을 맺었다.
자금 발행은 SPC(특수목적법인) ‘골드스완제일차주식회사’가 맡고 있다. SPC ‘골드스완제일차주식회사’는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이하 ABSTB) 총 223억원을 조달한다. 상환 만기일은 2020년 8월 7일까지다.
삼성증권은 해당 사업에 주관사 및 대출채권 매입확약을 담당한다. 대출채권 매입확약은 증권사(혹은 금융기관)가 채무자 신용리스크를 떠안는 것이다. 만약 SPC가 만기일까지 자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삼성증권이 대출채권에 대한 신용리스크를 짊어지게 된다. 업무수탁사는 키움증권, 자산관리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어 인천시 복합분양아파트 사업 관련 매입확약을 통한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대우건설이 해당 사업의 시행과 시공을 함께 맡는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LH(주택보증공사)로부터 인천광역시 서구 원당동 216 번지에 복합분양아파트 용지를 취득했다.
◇ 온라인 증권사 키움·이베스트도 IB 부문 확대 시행 및 검토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위주였던 온라인 증권사도 IB 부문에 대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기특화증권사’로 선정된 키움증권은 코스닥 활성화라는 정부 방침에 따라 스몰캡 조사 인력 확충에 나섰다.
IPO사업도 적극적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싸이토젠·아이큐어 등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올 하반기에는레이크머티리얼즈·피플바이오 등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몇 해 전부터 부동산 대체투자 및 PF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6년 대방건설이 지은 주상복합주택 ‘대방디엠시티’(세종 3-2생활권 H1블록) 건설 사업에 자금조달을 위한 주관사로 나선 바 있다. 키움증권은 같은 해(2016년)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화성시 동탄면 3-3번지 일대의 토지 매입과 관련한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매입보장약정에 참여했다. 당시 토지 매입의 주체는 대방산업개발이다.
같은 온라인 증권사인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사업 다각화를 목표로 IPO 시장 및 부동산 금융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의 DCM(채권자본시장), ECM(주식자본시장) 위주의 사업을 벗어나 IB사업 부문에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부터 IPO, 부동산금융 부문에 영역을 넓히기 위해 고심 중이다”라며 “부동산PF 부문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