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관련 제재가 사실상 종식되면서 중국 소비재 및 화장품 ETF(상장지수펀드)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중국 관련한 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장품, 쇼핑·면세점 관련 업종들이 두각을 보이면서 수익률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추세다.
반면 자동차 부문 ETF 수익률은 여전히 손실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화 강세 압박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환율 하락은 자동차 수출 등에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발 사드 악재 해제 이후 관련 업종인 소비재, 화장품 업종 관련한 ETF 수익률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TIGER 중국소비테마’의 수익률(연초 이후)은 4.79%를 기록하고 있다. TIGER 중국소비테마는 ‘FnGuide 중국내수테마 지수’를 기초지수로 한 ETF다.
해당 펀드는 LG생활건강, 코스맥스, 호텔신라 신세계, 롯데쇼핑 등 총 49개의 종목을 담고 있다. 해당 상품에 속한 주요 종목 상위 5개는 모두 연초 이후 대비 주가가 상승했다. 이 가운데 코스맥스의 주가는 연초 보다 25.92% 상승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화장품’도 연초 이후 14.24%의 수익률을 냈다. 해당 ETF는 코스맥스, 한국콜마,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 LG생활건강을 비롯해 총 20개의 종목을 담고 있다. 해당 펀드는 종목별로 주가 흐름이 다소 엇갈렸다. 코스맥스(25.92%), 아모레퍼시픽(8.16%) 등이 연초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반면 한국콜마는 5.26% 하락했다.
또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관리하는 ‘KINDEX 한류’도 연초 이후 3.67% 올랐다. KINDEX 한류는 아프리카TV, 제이준코스메틱, 선데이토즈, 제이콘텐트리, 한국콜마홀딩스 등 총 53개의 종목을 펀드로 담았다.
반면 자동차 관련 ETF 상품의 수익률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고 한국예탁결제원이 수탁은행 역할을 맡은 ETF 상품 ‘KODEX 자동차’는 연초 이후 기준으로 마이너스(-) 7.98%의 손익을 기록하고 있다.
KODEX 자동차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등 총 20개의 종목을 담고 있다. 현대차는 연초 이후 보다 7.02% 상승했으나 현대모비스는 오히려 5.06% 하락했다. 이어 기아차(-4.42%), 한국타이어(-11.18%)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투자 정용진 연구원은 “환율 강세와 미국발 도매판매 부진이 1분기 자동차 업종이 부진했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1분기 글로벌 도매판매는 전년 분기 대비 각각 105만대(-1.7%), 65만대(+0.4%)를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할 경우 현대차는 89만대(+1.8%), 기아차는 56만대(-0.4%)를 판매했다. 다만 판매 부진이 미국에 집중되면서 실적을 깎아먹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드 해제로 인해 2분기 이후에는 실적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한투증권 김진우 연구원은 “9월까지 사드 기저효과로 인한 판매량 회복이 예상되고 내수 시장에서 싼타페, 그랜저의 동반호조로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으로 회복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