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는 남성 육아휴직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부부가 차례로 육아휴직을 쓸 경우 두 번째로 휴직하는 사람은 휴직 첫 달 월급을 최대 15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아빠의 달’ 제도도 도입됐다. 근로 시간을 조정,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확보해 주는 ‘근로시간 단축제도’에 대한 정부 지원도 늘고 있다. 이에 신청자도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사회에서 육아는 여전히 여성들의 몫으로 치부된다. 워킹맘의 경우, 육아의 바통은 친정엄마에게 넘어가기 일쑤다. 반면, 아빠는 육아에 있어선 보조로서의 역할만을 할 뿐이다. 아빠가 주 양육자가 되려면 당장 육아휴직부터 넘어야할 산이다. 경제·경력의 문제를 비롯해 직장 복귀의 불확실성, 복귀 후 좌천 등의 불이익 등 여러 이유로 대부분의 가정에서 아빠육아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빠가 18개월 동안 일곱 살 난 아들의 육아를 전담한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가욱현씨(39)가 그 주인공. IT 개발자였던 가씨는 육아휴직을 신청했지만, 회사는 이를 거절했다. 그는 결국 회사를 관두고 아들의 육아에 전념했다.
가씨는 18개월 동안의 육아 과정을 책으로 펴냈다. <아빠육아의 민낯>을 통해 저자는 아이를 돌보는 아빠로서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했다. 육아 기간은 보람됐지만, 남 보기 부끄럽다는 생각이나 아내에게 얹혀사는 것 같은 압박감, 여덟 살 난 아이의 학부모로서 엄마들 틈바구니에서 의연한 척을 하던 일들을 담백하게 적었다. 책에는 남성 육아휴직을 고민하고, 신청하고, 거절당한 그의 경험들이 담겼다. 아들과의 에피소드, 남성으로서 육아에 뛰어 들며 느낀 열등감과 괴로움, 소외감 등도 가감 없이 적었다. 가르스연구소 출판사, 1만4800원.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